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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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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의 와인 브랜드 '니포차노 리제르바'는 이탈리아 피렌체 동부에 위치한 포도 생산지 니포차노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니포차노 리제르바는 르네상스 시기에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등의 예술가들이 애호하던 와인으로, 깊고 풍부한 풍미는 영국 왕실에 납품될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 명성만 들으면 니포차노가 적당한 바람과 풍부한 지하수 등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포도 생산지 같겠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니포차노라는 이름에는 '우물이 없는 땅' 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이름처럼 건조학 척박한 지형에서 명품 와인이 생산되는 것이다.
 같은 품종의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도 포도밭의 환경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 된다. 메마르고 척박한 지형에서 상급의 포도 열매가 열릴 수 있는 것은, 악조건 속에서 다 깊게 뿌리 내리고 열매 맺으려 고군분투한 포도나무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폭우로 시냇가에 심은 나무들이 뽑혀나갈 때, 온전히 제 모습을 지켜 낸 나무는 절벽에서 위태롭게 자라난 나무다. 살아남고 적응하기 위해 더 단단히 뿌리박은 결과다. 우리의 역경도 이와 같다. 지금 온몸으로 맞고 있는 그 바람과 발을 딛고 있는 황무지 같은 땅이, 당신을 다부지게 응집시키는 최고의 자연환경, 니포차노가 아닐까.

-행복한 동행 이천십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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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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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늦은 오후, 동네 학교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운동장에서는 남학생들 몇몇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남학생이 하나 있었다.
골키퍼를 맡은 학생이었다.
그는 한순간도 멈춰 서 있지 않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외쳤다.
다른 아이들이 슛을 날리거나 헤딩을 하거나 하다못해 땅볼을 길게 차기만 해도
아이는 환호성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나이스! 그래, 이번처럼만 차라, 너 진짜 멋있다!, 최고야!"

덕분에 아이들이 공을 차는 모습은 더없이 활기차고 즐거워 보였다.
그러다 얼마 후,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골키퍼인 소년이 손목시계를 보더니 
"나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다들 열심히 더 차다 와."
라는 말을 남긴 채 손을 흔들며 가버렸다.
남은 아이들은 저희끼리 한 10분쯤 더 공을 찼다.
하지만 아무도 "잘했다."거나 "멋있다."며 상대방을 격려하지도않았고
분위기는 급격하게 활기를 잃어갔다.
결국 골키퍼가 가버린 지 1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차기는 조용히 막을 내렸고
운동장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우연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조그만 또래 집단에서조차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리더의 자질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아주 분명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CEO, 마음을 읽다》, 양창순,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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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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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선택

좋은글좋은생각 / 2010. 11. 16. 11:45
주변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지인이 두 명이나 된다.
한 명은 직장 생활 5년 차에 싱글남이고 다른 한 명은 10년 차에 애가 둘이다.
둘다 엔지니어로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업무로 가족을 돌보지 못하고
개인 생활이 없다는 고충을 쏟아냈다.
엔지니어에 대한 편견과 높지 않은 대우도 불만이었다.
요즘 세상에 번듯한 직장이 있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테지만
당사자들의 고통은 당사자들만 알 것이다.

나는 워낙 걱정이 많고 소심해서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루곤 했다.
그 결과 별로 관심이 없던 전자공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밟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학교를 무작정 그만두고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다.
무얼 다시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우습게도 비슷한 전공의 학교를 추체적으로 알아보고 다니거나 직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부모님이 결코 좋아하지 않겠지만,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결정 뒤에도 내 선택이 옳은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로스엔젤레스의 실버레이크에는 내가 자주 가는 술집이 있었다.
친구가 바텐더로 있어서 값싸게 술을 마셨다.
손님은 주로 근처 사는 단골들이었는데 그중 한 노인과 술을 마시면서 나의 고민을 털어 놓았다.

"네 선택이 옳은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최악의 선택은 그냥 견디고 살아가는 거야.
나를 봐, 이제는 새로운 선택을 할 시간도 남아 있지 않다고.
그런 선택을 하기에는 네가 젊지 않다고? 푸핫, 이것 봐.
너는 열두 번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 어려."

그 말은 적잖은 위로가 되었다.
나는 소설가가 되기로 작정하고 외계인과 소녀와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게 10년 전 일이다.
왜 그 노인이 내게 '어리다'고 했는지 지금은 알 것 같다.
나에게 상담을 요청한 두 친구에게도 비슷한 멋진 말로 조언을 해 주었다.
마치 내가 지어낸 것처럼 말이다.
최악의 선택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늦었다고 생각해도 결코 늦지 않다.
두 친구의 선택에 박수를 쳐 준다.
성실한 친구들이니까 여행을 다녀온 뒤에 어떻게든 다시 잘 해내리라고 믿으며.

-행복한 동행 이천십년 팔월호 중에서(서진 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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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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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크 쇼 진행자이자 성공 컨설턴트인 배리 파버.
그의 첫 책은 26개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끝에 비로소 세상에 나왔다.

그는 처음 원고를 거절당한 뒤 크게 상심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는 6번째로 거절당하자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무엇이 문제인지 물었다.
출판사는 시중에 비슷한 책이 많아 출간이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는 충고를 받아들여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원고를 썼다.
그리고 다른 출판사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시 물었다.
"내 원고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요?"
"출판사의 인정을 받는 데 필요한 요소가 뭐지요?"
"출간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렇게 거절당할 때마다 이유를 묻고, 출판사의 제안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니
원고의 질은 점점 향상되었다.
마침내 27번째 출판사가 책을 내자고 했을 때 그는 말했다.
"당신은 26번이나 거절당한 원고가 아니라 유능한 편집자 26명의 충고가 담긴
원고를 책으로 내는 겁니다."

거절은 소수의 의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거절을 모두의 의견이라고 받아들이고 좌절한다면, 
우리는 자신감에 상처를 입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거절은 성공의 시앗이라는 사실이다.

-좋은생각 이천십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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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사막 한가운데에 비셀이란 마을이 있다.
1926년 켄 레먼이라는 사람이 이곳을 발견하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 척박한 땅을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아무도 사막을 건너지 못했다.
레먼은 이상하게 여기며 그 이유를 물었지만 사람들의 답은 똑같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결국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레먼은 비셀 사람 한를 고용해 그가 어떻게 사막을 건너는지 지켜보았다.
그는 열하루째 되던 날 아침에 거짓말처럼 비셀로 돌아왔다.
아무런 표지도 없는 사막에서 단순히 감각에만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원을 그리며 걷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비셀 사람들이 사막을 건너지 못한 이유였다.
레먼은 비셀 청년 엑터에게 낮에는 쉬고 밤에는 북쪽의 별을 따라 걷다 보면
사막을 건널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엑터는 그의 말을 따라 사막을 걸었고
3일 뒤 넓은 사막의 끝자락에 서게 됐다. 그때부터 엑터는 비셀 마을의 개척자가
되었고 마을 중앙에 세워진 그의 동상 밑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졌다.

「새로운 생활은 방향을 잡는 데서 시작한다.」

-행복한동행 이천십년 시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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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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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봄소식을 편지로 띄워주고
제일 먼저 첫눈이 내린다고
문득 전화해서 반가운 사람
은은한 침묵의 사랑으로 서성이며
나도 몰래 내 마음을 가져가는 사람
아무리 멀어도
갑자기 보고 싶었다며 달려오는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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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가르기의 어리석음  (2) 2010.08.23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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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 도착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며 운전기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뭐가 고마워요?"
운전기사의 반응은 의외로 삐딱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대답했다.
"무사히 데려다 주셨잖아요."
 그제야 운전기사의 표정이 스르르 풀어졌다.
"사실은 바로 전 손님 때문에 기분이 나빴거든요.
손님이 갑자기 고맙다고 하니까 뜬금없이 들리더라고요.
감사합니다. 다음 손님은 편하게 모실 수 있겠어요."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멀어져 가는 택시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무심코 건넨 고맙다는 한마디가 어떤 사람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그렇다면 그 하루가 미래를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그날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마법의 주문처럼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했다.
저녁 무렵, 좌탁을 주문한 공방에서 전화가 왔다.
"저, 죄송합니다. 어제 공방에 화재가 나서 제작이 늦어질 것 같습니다."
화재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아니에요. 경황없을 텐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 손님이 오는데 수소문해서 상을 구할 시간을 주셨잖아요."
전화를 끊은 뒤 누구에게 상을 빌릴지 생각하는데 공방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저희 창고에 좌탁이 하나 있는데요, 우선 그거라도 쓰시겠습니까?
괜찮으시면 바로 보내겠습니다."
 이것 참! 전화를 끊고 웃음이 나왔다.
감사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서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거였나?
무엇보다 내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해진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이성숙, 북로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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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좋은글좋은생각 / 2010. 8. 25. 12:30
한 알의 씨앗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사람 사이도 그렇다.
둘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꽃을 키우는 마음으로
서로 아끼고 기다리고 인내해야 한다.

-《꼬마 아니말의 7가지 이야기》, 안느 브라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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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공  (0) 2010.07.19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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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는 집단 동조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는 캠프장에 서로 모르는 20여 명의 학생을 모아 놓고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러자 우연에 의해 나뉜 두 집단은 이유 모를 경쟁심에 사로잡혔다.
  한 팀이 다른 팀의 깃발을 가져오자, 다른 팀은 상대 팀 대장의 바지를 훔쳐 깃발로 사용했다.
며칠 동안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침대가 뒤집히고, 우승 트로피가 사라지고, 양말에는 돌이 가득했다.
결국 두 팀은 따로 식사하겠다고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집단 사이에 이렇게 쉽게 적대감이 생겨난다면, 화해를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 않을까.
셰리프는 외부에서 온 집단 때문에 캠프장 수도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러자 두 집단은 수도관과 수도꼭지를 조사하고, 수도관을 막은 비닐을 찾아내는 등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했다.
수돗물이 나오자 모두 기뻐하며 서로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같은 버스에 타고 돌아가기를 원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속한 집단은 올바르며, 다른 집단은 그릇되었다는 편견에 빠진다.
하지만 셰리프의 실험은 집단이란 옳고 그름과 무관한, 하나의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내 편'과 '네 편' 이라는 가르기는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좋은생각 이천십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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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을 맞추는 것은  (2) 2010.06.17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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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드립니다.
오늘은 고명순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지금 그것을 하라


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것이 언제였는가?
아침의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는가?
아기의 머리를 만져 본 것은? 정말로 음식을 맛보고 즐긴 것은?
파란 하늘을 본 것은 또 언제였는가? 많은 사람들이
바다 가까이 살지만 바다를 볼 시간이 없다.
지금 그들을 보러 가라.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인생수업》중에서 -  

*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바쁘다고 말합니다.
좀더 여유를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아름다운 자연도 찾아 나서고, 그러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음에 그리던 것, 그것을 지금 하십시오.
뒤로 미루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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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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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나라 안영은 시시비비를 엄격히 가려 임금에게 올바로 전하는 재상이었다.
또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임금 스스로 깨닫게 하는 슬기도 지녔다.
어느 날, 한 신하를 본 임금이 기쁜 얼굴로 안영에게 말했다.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 나하고 장단이 잘 맞는단 말이야."
그러자 안영은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은 전하의 의견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단순히 동조할 분입니다."
"장단을 맞추는 것과 동조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장단을 맞춤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비유컨대 그것은 국물 같습니다. 물, 불, 고기, 소금 등을 모두 넣고 끓여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는 맛을 내는 것이지요.
사람의 관계고 이와 같습니다.
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의 긍정을 완전하게 해야 합니다.
거꾸로 전하가 부정하는 것 속에 긍정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를 옳지 않은 부정에서 구하는 것이 조화입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전하가 긍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부정하는 것을 부정하니
그것은 동조지 조화가 아닙니다."

 안영의 말처럼 윗사람 말에 동조만 하는 사람은 윗사람을 망치고 자신도 망할 수밖에 없는 법.
'동조'에 앞서 '조화'를 우선시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좋은생각 이천십년 이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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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는 일  (0) 2010.04.02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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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로리다 주에 예순세 살의 로라 슐츠라는 부인이 살았다.
평소처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데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밖에서 놀던 손자가 승용차에 팔이 깔린 것이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지켜볼 수만 없던 그는 자신도 모르게 차 뒷부분을 번쩍 들었다.
이전까지 23킬로그램짜리 사료 봉지보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본 적이 없던 그였지만,
손자를 향한 사랑이 위기의 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얼마 뒤, 한 교수가 그를 인터뷰했다.
그날 일을 묻는 교수에게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워요.
그 사건은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과,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의 경계를
흔들어 놨어요. 그런 대단한 힘ㅇ르 가진 내가 지금까지 삶을
무의미하게 허비해 왔다는 거잖아요."
  그러자 교수가 말했다.
"당신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금이라도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그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포기한 꿈이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돌을 좋아해 지질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동생에게 대학 등록금을 양보하고
자신은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지질학을 공부하고,
미국의 한 전문 대학에서 주민들을 가르치는 새 삶을 살았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나이가 너무 많아서,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안의 잠재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게 아닐까.

-좋은생각 이천십년 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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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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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도 '노예해방선언'과 관련된 일을 내놓았지만 모두 마지막에 서명을 거부했는데, 그들은 그 영광을 당신에게 넘기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요?" 프랑스 기자 마웰이 링컨에게 물었다. 그러자 링컨은 대답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거기 서명하는 데 필요한 건 아주 작은 용기뿐임을 알았다면 아마 모두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마웰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다음 질문을 하려 했으나 링컨의 차는 이미 떠나 버렸다. 

그러다 링컨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 뒤, 한 편지에서 그는 답을 얻었다. 링컨이 친구에게 보낸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그의 어릴 적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Γ아버지는 돌이 많은 농장을 아주 싼값에 사셨다. 하루는 어머니가 돌들을 치우자고 제안하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옮길 수 있는 돌이라면 그렇게 싼 값에 농장을 팔았겠소. 분명 이 돌들은 큰 돌산과 이어졌을 테니 옮길 생각일랑 애당초 마시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시내로 말을 사러 간 사이, 어머니는 우리에게 농장에 있는 돌들을 치우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그 돌들을 모두 옮겼다. 돌들은 아버지 말씀처럼 산을 이루지도 않았고, 조금만 파면 흔들거리다가 빠져나왔다」

 링컨은 편지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그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그 어떤 일도 불가능한 것은 없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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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나무는 햇빛이 많이 내리쬐는 지역에서 자라는 탓에 한낮이 되면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달궈진 몸을 식히기 위해 뿌리에서 물을 이파리로 빨아올린 뒤 밖으로 재빨리 내보내는데,
그때 이파리를 마구 떤다. 우리가 듣는 소리는 이파리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사시나무 스스로 내는 소리인 것이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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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발

좋은글좋은생각 / 2009. 11. 10. 14:57
  어머니는 신발 가게 '분홍신'의 주인이자 소문난 욕쟁이였다. 어머니는 한번 판 신발은 절대 바꿔 주지 않았다. "크다고? 그럼 자고 나서 기지개 켜듯 발을 쭉 늘여 봐. 작다고? 그럼 서방 품에 착 안긴 것처럼 발을 오므려 봐. 세상사 다 맘먹기에 달린 거니까."
  그해 겨울 어머니 가게에 기가 막힌 신발이 들어왔다. 순정이 어머니가 부탁해서 갖다 놓은 빨간 털 구두였다. 너무 비싼 거라 한번 신어 보자는 말도 안 나와 눈치를 보는데 어머니가 내 앞으로 털 구두를 내밀었다. "십 분만 신어 봐." 나는 냉큼 신고 밖으로 나왔다.
  발레 하듯 사뿐사뿐 걷는데 저쪽에서 정희가 걸어왔다. 나는 자랑하고 싶어 정희 앞에 발을 내밀었다. 정희는 아버지도 안 계신데 어머니조차 편찮으셔서 학교도 쉬고 동생들을 돌보며 어려운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정희는 시집간 큰언니가 물려준 운동화를 신었는데 발가락이 나오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뜯어져 있었다. "나 신어 보면 안 돼? 일 분만, 응?" 정희 눈빛이 어찌나 간절한지 털 구두를 벗어 줬다. 그때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정희으 표정을 처음 봤다. 그래서였을까? "그 털 구두, 너 신어."
  어머니는 정희의 운동화를 질질 끌고 들어온 나를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털 구두 정희 줬어. 정희가 행복해해서…." 어머니는 기가 막힌 듯 나를 바라보다가 털 구두를 찾아온다며 정희 집으로 갔다. 그러나 어머니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엄마, 왜 그냥 왔어?" "정희가 행복해 보여서서…." 어머니는 나와 똑같이 말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 최영순 외, 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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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자전거를 탈 수 없다.
운동 신경이 둔하거나 겁이 많은 사람은 물구나무를 설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경우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나는 자전거를 타지 못합니다",
"나는 물구나무를 서지 못합니다."라고 말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처럼 말하거나,
물구나무를 서지 못하는데도 물구나무를 설 줄 아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게 된다.

물론 자전거 타기와 물구나무 서기는 하나의 예이다.
심지어 결혼을 했는데도 미혼자인 것처름 행세하거나, 외국유학을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유학을 한 것처럼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기 때문에 결국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현실을
수습하지 못하고 인생을 복잡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저는 이것을 할 줄 모릅니다."라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켜나간다면 인생은 오히려 더 이상 복잡해지지 않는다.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니까 상대방이 그것을 믿고 돈 좀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빌려 줄 돈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할 도리밖에 없다.
그러면 거절당한 상대방은 '여유가 있으면서도 빌려주지 않다니 정말로 지독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대화가 끊어지고 인간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버리는 결과를 초라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헤아려보면 이 세상 자체가 복잡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이 세상을 복잡하게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단순하게 그리고 조금 느리게 ; 아키나와 토하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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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마른 가지에 초록 잎이 돋아나는 나무를 볼 때마다 신기한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봄이 왔음을 어떻게 알았을까.'
뿌리부터 가지 끝까지, 온몸으로 계절을 맞았을라. 그런 나무들이 모인 '숲'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수억 년의 삶을 아름답게 이어 온 숲.
그 지혜 안에 우리 인생의 길이 있다.

태어난 자리를 받아들여라
나무는 환경이 비옥하든 척박하든 태어난 자리에서 삶이 시작됨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즉 버드나무는 자신을 타고 오르는 칡덩굴보다 더 높이 잎을 키워 내야 하고,
어린 소나무는 어미의 그림자를 피해 줄기를 꺾으며 빛을 찾아야 한다.
환경을 탓하기보다 운명을 개척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관계와 연대 속에 성장하라
콩은 뿌리혹박테리아로부터 필수영양소인 질소를 얻고, 광합성을 통해 생산한 영양소의
일부를 뿌리혹박테리아에게 제공한다. 식물 대부분이 자신의 발아래 놓인 누군가를 돕고
또한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웃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라는 한 공생연구가의 말처럼
우리도 서로가 있어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

낮에 일하고 밤에 쉬어라
나무는 해가 지면 팽팽하게 끌어올린 물줄기를 내리고 꼿꼿하게 세운 잎의 긴장을 편안히 늦춘다.
노동과 휴식에 철저하며 자연의 흐름에 일상을 맞추는 것은 성숙한 삶의 기본이다.
밤낮으로 일하는 선인장처럼 편히 잠들지 못하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은 자신을 사막 위에 놓는 것과 같다.

버리는 것을 두려워 마라
오래된 나무일수록 웅장하면서도 간결한 몸집을 유지한다.
한때 자신을 키웠지만 이제는 짐이 되는 잎과 가지에는 더 이상 영양을 공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수한 잎과 가지를 버리는 과정에서 나무가 성장하듯 우리의 삶도 버림과 상실을 통해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한다.

아름답게 돌아가라
숲에서는 떠난 흔적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모두 흙으로 돌아가 생명이 깃드는 자리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를 '천이'라 하는데 순환을 통해 생명을 잇는 과정이다.
우리네 삶도 이처럼 마지막은 후회도, 남김도 없어야 한다.

나무를 닮고 싶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그 자체로 숲을 이룬다.
우리 모두 내 안의 씨앗을 소중히 가꿔 나무로 성장한 뒤, 마침내 누구나 걷고 싶어 하는
푸른 숲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참고:《숲에게 길을 묻다》, 비아북)

-좋은생각 이천구년 유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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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님 | 전북 군산시 조촌동

  20년 전 나는 첫 발령지인 고등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았다.
우리 반 현식(가명)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이였다.
꾀죄죄 한 옷차림에 굳어 있는 표정, 말 없는 현식이는 늘 혼자였다.

  그해 봄 3박 4일의 제주도 수학여행이 잡혔다.
선생님들은 현식이를 불참시키라고 조언했다.
사고라도 나면 낭패라며.
하지만 나는 그것이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교육적' 이라는 뜻도 모르는 초짜 교사의 무모한 용기였다.

  나는 반 아이들에게 현식이와 함께 수학여행을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며 대책회의를 제안했다.
두 시간 동안 의논한 끝에 탑승 도우미, 식사 도우미 등을 정해 여행 내내 현식이를 보살피는 도움조를 편성했다.
이 계획은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무사히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지막 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출발할 때 나는 비로소 편안히 눈을 붙였다.
ㅇ러마쯤 흘렀을까.
손끝의 차가운 기운에 놀라 눈을 뜨니 현식이가 내게 아이스크림을 내밀며 엉거주춤 서 있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처음 듣는 현식이 목소리에 놀란 나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 뒤 내친김에 아이들은 현식이의 학교생활 도움조를 결성했다.
그렇게 조금씩 현식이는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이들이 현식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 것이다.
그 따뜻했던 가슴들은 지금 더 큰 훈풍이 되어 세상 어디에선가 언 땅을 녹이고 있겠지….

-좋은생각 이천구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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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희 님 | 부산시 북구 만덕2동

  한 달에 한두 번, 내가 일하는 소아과 병원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팔러 오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무거운 화장지를 종일 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딱해 보여 몇 번 화장지를 샀습니다. 그렇게 한 4년 가까이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할아버지가 새 옷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나 오래 입으셨는지 소매가 낡아 구멍이 났는데도 할아버지는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지를 팔던 할아버지가 검은 봉지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시더니 지하철 계단에 엎드려 구걸하는 분에게 빵을 건네는 것입니다.
  장애가 있어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자, 할아버지는 그분 겨드랑이에 자신의 팔을 끼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벽에 기대게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빵과 우유를 그분 손에 쥐어 주고, 다 드실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힘들게 번 돈으로 비록 깨끗하고 따뜻한 옷은 사 입지 못할지라도 선뜻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할아버지 마음은 그 누구보다 넉넉한 부자였습니다. 그동안 남루한 겉모습만으로 할아버지를 판단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할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면 그때는 내가 먼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습니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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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인 나는 관리자로 진출하려던 꿈을 허공에 묻고 집 근처로 학교를 옮겼다.
별 생각 없이 6학년 담임을 맡겠다고 하니 모두 좋아했다.
6학년은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는 학년이라 수업 부담이 크고, 부수적인 업무도 많아 선생님들이 기피하는 학년이다.

 3월 어느 날, 질서 교육을 하고자 아이들에게 운동장 세 바퀴를 뛰게 했다.
26명 중 16명이 중도에 포기할 정도로 아이들 체력은 엉망이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대부분 교문 앞 아파트에 살고, 학원도 차를 타고 다녀 운동량이 부족한 탓이었다.

 고민 끝에 2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에는 무조건 달리기를 시켰다.
3월에 세 바퀴, 4월엔 네 바퀴, 5월부터는 다섯 바퀴씩 운동장을 뛰게 했다.
처음엔 모두 힘들어했지만 꾸준히 연습을 시키니 아이들의 체력이 점점 나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박 선생, 요즘 간이 큰가 봐?"
"무슨 말이야?"
"아이들 달리기 시킨다며? 아니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보험 들었어?"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침 인근 학교에서 한 학생이 교내생활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학교 측에 손해 배상을 요구한 일이 회자되던 터였다.
어떻게 할지 망설이다가 달리기를 계속 시키기로 했다.

 100일이 지난 뒤 아이들의 체력은 몰라보게 좋아졌지만 내 간은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알 길이 없다. 퇴근한 뒤 보험회사에 들러 보험도 들고 가까운 병원에서 내 간의 크기도
촬영해 봐야겠다.

-좋은생각 이천팔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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