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의 어리석음
좋은글좋은생각 / 2010. 8. 23. 13:23
1950년대, 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는 집단 동조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는 캠프장에 서로 모르는 20여 명의 학생을 모아 놓고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러자 우연에 의해 나뉜 두 집단은 이유 모를 경쟁심에 사로잡혔다.
한 팀이 다른 팀의 깃발을 가져오자, 다른 팀은 상대 팀 대장의 바지를 훔쳐 깃발로 사용했다.
며칠 동안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침대가 뒤집히고, 우승 트로피가 사라지고, 양말에는 돌이 가득했다.
결국 두 팀은 따로 식사하겠다고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집단 사이에 이렇게 쉽게 적대감이 생겨난다면, 화해를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 않을까.
셰리프는 외부에서 온 집단 때문에 캠프장 수도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러자 두 집단은 수도관과 수도꼭지를 조사하고, 수도관을 막은 비닐을 찾아내는 등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했다.
수돗물이 나오자 모두 기뻐하며 서로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같은 버스에 타고 돌아가기를 원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속한 집단은 올바르며, 다른 집단은 그릇되었다는 편견에 빠진다.
하지만 셰리프의 실험은 집단이란 옳고 그름과 무관한, 하나의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내 편'과 '네 편' 이라는 가르기는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좋은생각 이천십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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