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희 님 | 부산시 북구 만덕2동
한 달에 한두 번, 내가 일하는 소아과 병원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팔러 오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무거운 화장지를 종일 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딱해 보여 몇 번 화장지를 샀습니다. 그렇게 한 4년 가까이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할아버지가 새 옷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나 오래 입으셨는지 소매가 낡아 구멍이 났는데도 할아버지는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지를 팔던 할아버지가 검은 봉지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시더니 지하철 계단에 엎드려 구걸하는 분에게 빵을 건네는 것입니다.
장애가 있어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자, 할아버지는 그분 겨드랑이에 자신의 팔을 끼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벽에 기대게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빵과 우유를 그분 손에 쥐어 주고, 다 드실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힘들게 번 돈으로 비록 깨끗하고 따뜻한 옷은 사 입지 못할지라도 선뜻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할아버지 마음은 그 누구보다 넉넉한 부자였습니다. 그동안 남루한 겉모습만으로 할아버지를 판단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할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면 그때는 내가 먼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습니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삼월호 중에서
한 달에 한두 번, 내가 일하는 소아과 병원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팔러 오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무거운 화장지를 종일 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딱해 보여 몇 번 화장지를 샀습니다. 그렇게 한 4년 가까이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할아버지가 새 옷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나 오래 입으셨는지 소매가 낡아 구멍이 났는데도 할아버지는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지를 팔던 할아버지가 검은 봉지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시더니 지하철 계단에 엎드려 구걸하는 분에게 빵을 건네는 것입니다.
장애가 있어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자, 할아버지는 그분 겨드랑이에 자신의 팔을 끼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벽에 기대게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빵과 우유를 그분 손에 쥐어 주고, 다 드실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힘들게 번 돈으로 비록 깨끗하고 따뜻한 옷은 사 입지 못할지라도 선뜻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할아버지 마음은 그 누구보다 넉넉한 부자였습니다. 그동안 남루한 겉모습만으로 할아버지를 판단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할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면 그때는 내가 먼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습니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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