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서 만난 리더십
좋은글좋은생각 / 2010. 11. 17. 13:16
일요일 늦은 오후, 동네 학교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운동장에서는 남학생들 몇몇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남학생이 하나 있었다.
골키퍼를 맡은 학생이었다.
그는 한순간도 멈춰 서 있지 않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외쳤다.
다른 아이들이 슛을 날리거나 헤딩을 하거나 하다못해 땅볼을 길게 차기만 해도
아이는 환호성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나이스! 그래, 이번처럼만 차라, 너 진짜 멋있다!, 최고야!"
덕분에 아이들이 공을 차는 모습은 더없이 활기차고 즐거워 보였다.
그러다 얼마 후,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골키퍼인 소년이 손목시계를 보더니
"나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다들 열심히 더 차다 와."
라는 말을 남긴 채 손을 흔들며 가버렸다.
남은 아이들은 저희끼리 한 10분쯤 더 공을 찼다.
하지만 아무도 "잘했다."거나 "멋있다."며 상대방을 격려하지도않았고
분위기는 급격하게 활기를 잃어갔다.
결국 골키퍼가 가버린 지 1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차기는 조용히 막을 내렸고
운동장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우연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조그만 또래 집단에서조차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리더의 자질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아주 분명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CEO, 마음을 읽다》, 양창순,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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