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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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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大路)'는 도로 폭이 40미터 또는 왕복 8차로 이상인 도로를 말하고,
'로(路)'는 폭이 10미터 이상 40미터 미만이거나 왕복 2차로 이상 8차로 미만인 도로를 가리킨다.
'길'은 대로와 로 외의 도로를 일컫는다.

-좋은생각 이천십이년 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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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의 의미

우리말사랑 / 2012. 3. 10. 07:47
여보는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같을 여(如), 보배 보(寶)로
보배같이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한편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당신이라고 부르는데
마땅할 당(當), 몸 신(身)이 합쳐져 내 몸 같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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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잘 맞다

우리말사랑 / 2012. 2. 15. 10:55
죽은 '옷, 그릇 따위의 열 벌을 묶어 이르는 말'로 '나머지 없이 짝을 이룰 수 있다.'라는
의미다. 서로 숫자나 크기가 맞을 때 '죽이 맞다.' 라고 표현하며 '서로 뜻이 맞다.'라는
의미로 확대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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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하’ 띄어쓰기]

오늘은 '상(上)'과 '하(下)'의 띄어쓰기입니다.

띄어쓰기 원칙을 다시 강조하면,
우리말은 낱말별로 띄어 씁니다.
품사(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따위)도 낱말로 보고 띄어 쓰되, 조사만 붙여 씁니다.
한 낱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은
그 낱말이 사전에 올라 있으면 한 낱말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낱말이 아닙니다.

이제 '상(上)'과 '하(下)' 띄어쓰기를 보면,
'상'과 '하'에 '위'나 '아래'의 뜻이 있을 때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쓰고,
'모양', '상태', '그것과 관계된 처지',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공간에서 한 위치'를 뜻하면 접미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곧,
"물체의 위나 위쪽, 아래나 아래쪽을 이르는 말."로 쓰일 때는,
지구 상의 생물/지갑을 도로 상에서 주웠다처럼 띄어 씁니다.
이런 경우, '상'을 '위'로, '하'를 '아래'로 바꿔도 말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과 관계된 처지"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추상적인 의미의 접미사인 경우는,
관계상/미관상/사실상/외관상/절차상처럼 붙여 씁니다.
"구체적인 또는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의 뜻일 때도 접미사이므로,
인터넷상/전설상/통신상처럼 붙여 씁니다.

정리하면,
'상'이나 '하'를 '위'나 '아래'로 바꿀 수 있을 때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접미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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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 3.(화요일)

저라면,
난이도나 난도를 쓰지 않고,
어려운 기술이나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풀어쓰겠습니다.
'난도 높은 기술'보다는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는 어려운 기술'이 더 쉽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19 SBS뉴스에서 리듬체조 선수 이야기를 하면서
"난도 높은 기술"이라고 했습니다.
출연자는 '난이도'라고 했으나 기자는 '난도'라고 바르게 말했습니다.

난이도(難易度)는 난도와 이도를 합친 낱말입니다.
난도는 어려운 정도이고, 이도는 쉬운 정도라고 할 수 있으니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라는 뜻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그렇게 풀이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난이도가 높다는 말이 버젓이 쓰인다는 겁니다.
'쉽고 어려운 정도'가 어떻게 높고 낮을 수 있죠?

난이도는
난이도를 조절하여..., 배점은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더 큰 문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든 보기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 보기에
'체조 따위의 경기에서,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라는 보기를 들어놨습니다.

사전에 따르면
기술의 어려운 정도를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체조 선수가 말한 '난이도 있는 기술'이 말이 되는 것이죠.
이건 사전이 틀렸습니다. 사전을 고쳐야 맞다고 봅니다.
사전에서 이렇게 풀이하고 나니,
고난이도, 고난도, 최고난도, 최난도 따위의 말도 안 되는 낱말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저라면,
난이도나 난도를 쓰지 않고,
어려운 기술이나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풀어쓰겠습니다.
'난도 높은 기술'보다는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는 어려운 기술'이 더 쉽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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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 5.(목요일)

오수(汚水)는 오염된 물이란 뜻으로 하수도를 의미하고
우수(雨水)는 빗물로서 자연수의 관로를 의미합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상당히 다른 의미이지요.
이 우수를 왜 “빗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식구와 같이 몸이 좋지 않아 집에만 있었습니다.
주말에 집에만 있으려니 왠지 손해를 본 느낌이 드는 거 있죠. ^^*

오늘은 신철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보내주신 편지로 우리말 편지 밥상을 차립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정운복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수와 우수]

2010년 10월 29일 새로운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통일안의 골자는 언어 대중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잘못된 맞춤법을 인정하여 제도권 안으로 들여 놓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맨홀 뚜껑을 만나게 됩니다.
거기에 '오수'라고 적혀 있는 것도 있고, '우수'라고 적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오수'는 뚜껑에 구멍이 없고 '우수'는 뚜껑에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것이 다르지요,

오수(汚水)는 오염된 물이란 뜻으로 하수도를 의미하고
우수(雨水)는 빗물로서 자연수의 관로를 의미합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상당히 다른 의미이지요.
이 우수를 왜 “빗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도로 표지판에도 서행(徐行)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천천히”로 바뀌어야 할 것이고
다문화(茶文化)는 차를 즐기는 문화를 의미하는데 多文化와 구별하기 위하여 "차문화"로 바꾸어 쓰는 것이 옳습니다.

성경에 "외식하는 자여 네 눈의 들보를 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외식은 外食으로 쓰면 집 밖에서 하는 식사를 의미하지만
外飾으로 쓰면 겉만 꾸미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외식을 “겉치레만 하는”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의학용어로 가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집니다.
염좌나 열창, 소양증은 그 중 비교적 낯익은 말입니다.
우리식 표현은 삠, 찢긴 상처, 가려움증이지요.
"계안"이란 낯선 단어는 우리가 잘 아는 티눈이고요. 
"현훈"은 어지럼증을 의미합니다.

저는 한문을 전공하긴 했지만 
이미 사문화된 한문의 부활을 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문 공부를 하면 국어 생활이 풍부해지는 것이니
그만큼 삶의 질에 여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뿐이지요.

그러니
우리말을 잘 살려서 쓰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잘 사용되지 않는 생뚱맞기까지 한 우리말을 끄집어내서 
혼란을 야기하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단지 글을 쓰는 사람부터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제된 언어로서 생각의 표출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화/부아]

어젯밤에 퇴근할 때 보니 누가 제 차 범퍼를 들이받고 그냥 가버렸네요.
다행히 문이 아니라 범퍼긴 하지만,
그래도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미안하다는 쪽지 하나만 남겼어도 이렇게 부아가 나지는 않을 텐데...
며칠 동안 속 좀 태울 것 같습니다.
어차피 못 잡을 것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겠죠?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을 '화'라고 하죠?
화가 치밀다/화를 내다/화를 돋우다/화를 풀다/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모르다처럼 씁니다.
이때의 '화'는 불 화(火) 자를 씁니다.

이와 거의 비슷한 뜻의 순 우리말이 '부아'입니다.
'부아'는 우리가 숨을 쉬도록 해 주는 '폐'의 순 우리말입니다.
보통 화가 나면 숨이 가빠지죠?
화가 나서 숨이 가빠지는 것을 보고,
'부아가 나다' '부아가 치밀다'라는 표현이 생겼습니다.

'화(火)'에 끌려,
'부화가 난다'라고 하거나,
'부애가 난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저도 빨리 잊어버리고 일이나 시작해야겠네요.
괜히 부아 내 봐야 제 속만 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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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菜蔬)'란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야채(野菜)'는 '채소'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들에서 자라나는 나물을 뜻한다.
둘은 의미상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채소는 중국식, 야채는 '야사이'라는 일본어에서 따온 말이다.
따라서 '푸성귀'라는 순우리말로 쓰면 더욱 좋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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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쌀 이름

우리말사랑 / 2011. 12. 23. 12:14
일찍 여문 벼에서 수확한 쌀은 오례쌀,
벼 겉껍질인 왕겨만 벗긴 것은 매조미쌀이다.
차진 정도에 따라 찹쌀과 멥쌀(입쌀 또는 도미)로 나누기도 한다.
궂은쌀은 잘 쓿지 않아 빛이 깨끗하지 않고 겨가 많이 섞인 쌀,
물계는 질 나쁜 쌀알을 일컫는다.
등겨가 벗겨지지 않은 채로 섞인 벼 알갱이는 뉘라고 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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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대다/삐대다

우리말사랑 / 2011. 12. 21. 09: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빠대다/삐대다]

눈이 좀 덜 내리네요.
오전에 넉가래로 실험실 앞에 있는 눈을 좀 치웠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이라 많은 사람이 빠대고 다녀,
발자국이 난 곳은 눈이 굳어서 잘 밀리지 않네요.

'빠대다'는 말 아시죠?
"아무 할 일 없이 이리저리 쏘다니다."라는 뜻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허구한 날 빠대는 것도 못할 노릇이다처럼 씁니다.
발음이 강해서 좀 어색한 감도 있지만, 순 우리말이고 표준어입니다.

'빠대다'와 발음이 비슷한 '삐대다'도 표준업니다.
"한군데 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라는 뜻으로,
선배에게 삐대다. 하는 일 없이 남의 집에 오래 삐대고 있을 수도 없었다처럼 씁니다.
마찬가지 순 우리말이자 표준어입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발자국이 없는 눈 위를 빠대보세요.
오랜만에 '뽀드득' 눈 밟는 소리도 들어보시고... 
저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삐대다 늦게 들어갈 것 같네요. 

퇴근길 조심하세요.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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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별(拜別)은 존경하는 사람과의 작별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봉별(奉別)은 윗사람과 헤어짐을,
결별(訣別)은 기약 없는 이별을,
유별(留別)은 떠나는 사람이 남은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을 뜻한다.
석별(惜別)은 서로 애틋하게 이별하는 것을,
몌별(袂別)은 섭섭하게 헤어짐을 뜻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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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습니다.'는 윗사람의 지시나 물음을 이해하고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다.
반면 '알겠습니다.'는 '알 것 같습니다.'라는 추측의 뜻으로 쓰인다.
"그게 무엇인지 알겠니?" 처럼 묻는 경우에 답하는 말이다.
수긍이나 긍정의 답을 할 때는 "알았습니다."라고 해야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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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추가된 표준어 목록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한 것(11)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간지럽히다

간질이다

남사스럽다

남우세스럽다

등물

목물

맨날

만날

묫자리

묏자리

복숭아뼈

복사뼈

세간살이

세간

쌉싸름하다

쌉싸래하다

토란대

고운대

허접쓰레기

허섭스레기

흙담

토담

 

현재 표준어와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로 인정한 것(25)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뜻 차이

~길래

~기에

~길래: ‘~기에의 구어적 표현.

개발새발

괴발개발

괴발개발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이고, ‘개발새발개의 발과 새의 발이라는 뜻임.

나래

날개

나래날개의 문학적 표현.

내음

냄새

내음은 향기롭거나 나쁘지 않은 냄새로 제한됨.

눈꼬리

눈초리

눈초리: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눈에 나타나는 표정. ) ’매서운 눈초리

눈꼬리: 눈의 귀 쪽으로 째진 부분.

떨구다

떨어뜨리다

떨구다시선을 아래로 향하다라는 뜻 있음.

뜨락

뜨락에는 추상적 공간을 비유하는 뜻이 있음.

먹거리

먹을거리

먹거리: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름.

메꾸다

메우다

메꾸다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흘러가게 하다.’라는 뜻이 있음

손주

손자(孫子)

손자: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

손주: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르는 말.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어수룩하다순박함/순진함의 뜻이 강한 반면에, 어리숙하다어리석음의 뜻이 강함.

연신

연방

연신이 반복성을 강조한다면, ‘연방은 연속성을 강조.

휭하니

힁허케

힁허케: ‘휭하니의 예스러운 표현.

걸리적거리다

거치적거리다

자음 또는 모음의 차이로 인한 어감 및 뜻 차이 존재

끄적거리다

끼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

두루뭉술하다

맨숭맨숭/

맹숭맹숭

맨송맨송

바둥바둥

바동바동

새초롬하다

새치름하다

아웅다웅

아옹다옹

야멸차다

야멸치다

오손도손

오순도순

찌뿌둥하다

찌뿌듯하다

추근거리다

치근거리다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 것(3)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택견

태껸

품새

품세

짜장면

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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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8. 23.(화요일)

이제 곧 방송과 신문에서 살사리꽃이 활짝 핀 길을 소개하겠죠?
그러면서 '코스모스 만개'라는 꼭지를 뽑을 겁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코스모스 만개'라고 제목을 뽑지 마시고
'살사리꽃 활짝'이라고 뽑아 주세요.
만개(滿開, まんかい[망가이])가 일본말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시잖아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도 아들 녀석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이런 기쁨을 맛보는 저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이 참 부드럽고 좋더군요.

우리말에 '건들바람'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건들바람이 부니 일하기에도 훨씬 수월하다처럼 씁니다.
'간들바람'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가볍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라는 뜻인데 '건들바람'과 큰말 작은말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을 하면 코스모스꽃이 생각납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해 원래부터 이 땅에서 자라난 우리 꽃처럼 생각됩니다.
이 코스모스의 순우리말이 '살사리'라고 합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거리고 살살 대는 모습에서 '살사리(살살이→살사리)꽃'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살사리꽃'을 두고 어떤 분은 순우리말이라고 하고, 또 다른 분은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라고도 하고...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사리꽃'을 뒤져봤습니다.
예전에는 "'코스모스(cosmos)'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그냥 코스모스를 보라고만 나와 있네요.
어쨌든 잘못된 말이니 쓰지 말라는 겁니다.

그럼,
해바라기는 왜 그냥 뒀죠? 
"선플라워(sunflower)의 잘못'이라고 해야 하고,
토끼풀은 "클로버(clover)의 잘못'이라고 풀어야 하지 않나요?

우리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살사리꽃'을 쓰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라일락보다는 수수꽃다리가 더 좋고, 코스모스보다 살사리꽃이 더 아름답습니다.

어제저녁에 만난 한 어르신은 방송에 나온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보시고,
차라리
'계란으로 암벽 격파'라고 쓰지 그랬냐며 쓴소리를 하셨습니다.
좋은 우리말 달걀을 두고 왜 계란이라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곧 방송과 신문에서 살사리꽃이 활짝 핀 길을 소개하겠죠?
그러면서 '코스모스 만개'라는 꼭지를 뽑을 겁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코스모스 만개'라고 제목을 뽑지 마시고
'살사리꽃 활짝'이라고 뽑아 주세요.
만개(滿開, まんかい[망가이])가 일본말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시잖아요.

'코스모스 만개'와 '살사리꽃 활짝'...
제발...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굴레/멍에]

제가 아는 사람 중에 7대 독자가 한 명 있습니다.
얼마 전에 태어난 그 사람 아들은 8대 독자죠.

누군가,
그 사람의 아들은 8대 독자라는 멍에를 쓰고 태어났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요즘은 독자가 많다지만, 그래도 8대 독자는...
묘셔야할 조상만해도... 제사가 몇 건이며, 벌초해야 할 봉은 몇 개 인지...
제가 생각해도 좀 짠하네요. 

오늘은 그 8대 독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굴레가 뭔지 아시죠?
소에 코뚜레를 꿰어 머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동여맨 것을 말합니다.
그 코뚜레로 힘센 소를 힘 약한 사람이 부릴 수 있는 거죠.
그 코뚜레는 소가 어느 정도 크면 채워서 소가 죽을 때까지 차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멍에는 다릅니다.
멍에는, 
달구지나 쟁기를 끌 때 마소의 고개에 가로 얹는 구부정한 나무를 말합니다.
이 멍에는 소의 힘을 빌려 일을 할 때만 소의 목에 겁니다.
소가 태어나서부터 평생 쓰고 있는 것은 아니죠.

굴레와 멍에는 둘 다 소를 속박하는 것이긴 하지만,
굴레는 죽을 때까지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멍에는 일을 할 때만 쓰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보면,
노비의 자식, 살인법의 아들...처럼 내 의지로 평생 벗을 수 없는 게 ‘굴레’고,
남편의 속박, 가난, 친구와 불화...처럼 내 노력에 따라 벗을 수 있는 게 ‘멍에’입니다.
“가난이라는 멍에는 노력하면 벗을 수 있다. 굴레처럼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처럼 쓸 수 있죠.

그럼,
8대 독자는 멍에일까요, 굴레일까요?
제 생각에 그건 부모에게 달렸습니다.

부모가 아들을 하나 더 낳으면 8대 독자에서 벗어나므로(벗어날 수 있으므로) ‘멍에’고,
부모가 애를 낳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평생 8대 독자가 되니, 그것은 ‘굴레’고... 

그나저나,
현재까지 8대 독자인 그 녀석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빕니다.
여러분도 그 아기를 위해 기도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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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입니다.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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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님 띄어쓰기

우리말사랑 / 2011. 8. 25. 17:17
[‘씨, 님’ 띄어쓰기]

맞춤법에서 띄어쓰기가 참 어렵죠.

사실 원리는 쉬운데 막상 그것을 적용하면 어렵더군요.
차분히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풀어가기로 하죠.
그게 어디 도망가기야 하겠어요? 

오늘은 호칭어 띄어쓰기를 설명 드릴게요.
며칠 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에서,
‘홍길동의원님’이라고 쓰면 안 되고, ‘홍길동 의원님’이라고 써야한다고 말씀드렸죠?
그 근거로, 한글 맞춤법 제48항에 있는,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라는 구절을 들었고요. 

이를 좀더 자세히 보면,
1. 성과 이름은 ‘홍 길동’으로 띄어 쓰면 안 되고 ‘홍길동’으로 붙여 쓴다.
2. 관직명과 호칭은 앞에 오는 고유 명사와 별개의 단위이므로, ‘홍길동 과장’처럼 띄어 쓴다. 
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씨’나 ‘님’은 어떨까요?
‘홍길동 씨’할 때의 ‘씨’는 호칭이므로 ‘홍길동 씨, 홍 씨, 길동 씨’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님’은 어떨까요? 
씨와 마찬가지로 띄어 씁니다. ‘홍길동 님’이 맞습니다.

다만, 성이나 이름이 아닌 
직위나 신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는 ‘님’은 접미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사장님, 청장님, 과장님, 계장님, 실장님’처럼 써야 합니다.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여 부르는
‘달님, 해님, 별님, 토끼님’의 ‘님’도 접미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좀 정리가 되셨나요?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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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비와 넓이

우리말사랑 / 2011. 8. 24. 17:09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를 이르는 말로 폭을 말한다.
넓이는 면적으로, 일정한 공간이나 범위의 크기를 일컫는다.
책상의 가로 길이는 너비, 책상의 가로와 세로를 곱한 크기는 넓이인 것이다.
너비를 잴 땐 길이 단위(cm, m)를, 넓이를 잴 때는 면적 단위(㎤,㎡)를 쓴다.

-좋은생각 이천십이년 칠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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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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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달리하다/유명을 달리하다]

안녕하세요.

휴가 때 쌓인 편지 가운데,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편지가 있네요.
제가 잘 아는 분인데,
이번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이 전자우편의 제목은 잘못되었습니다.
‘운명(殞命)’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을 뜻합니다.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목숨이 끊어진 것을 달리했다’는 말인데,
좀 이상하잖아요.

운명을 달리한 게 아니라,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 합니다.
‘유명(幽明)은,
“어둠과 밝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당연히,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지,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굳이 ‘운명’을 쓰고 싶으면,
‘운명했다’고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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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7. 12.(화요일)

째는 모조리라는 뜻의 접미사이므로 앞말과 붙여 쓰고,
체는 척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되고,
채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비가 내리네요.
며칠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장마가 끝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째, 체, 채를 갈라보겠습니다.
며칠째 비가 내리다 보니 오늘 아침은 '째'로 밥상을 차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먼저,
'째'는 그대로, 전부, 모조리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사과를 껍질째 먹었다, 약초를 뿌리째 캤다처럼 씁니다.

이와 달리 '체'와 '채'는 매인이름씨(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체'는 거짓으로 꾸미는 태도나 모양을 뜻합니다. '-척'을 생각하면 쉽겠네요.
일하기 싫어서 아픈 체했다, 잘난 체하다 망신 당했다처럼 씁니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옷을 입은 채 물에 들어갔다, 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정리해 보면,
째는 모조리라는 뜻의 접미사이므로 앞말과 붙여 쓰고,
체는 척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되고,
채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오늘처럼 며칠째 비가 오는 날에는
미친 체하고 우산 없이 걸어보면 어떨까요? 아마 감기들겠죠?
그냥 일터에서 의자에 앉은 채로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는 게 낫겠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으시시 >> 으스스, 부시시 >> 부스스 ]

지난주에 힘들었던 게 이번 주까지 오네요.
몸이 춥고 떨리는 게 오한이 났나 봅니다.
춥기도 하고, 머리는 열이 나면서 아프고, 온몸이 욱신거리고...

말 그대로 오슬오슬 떨리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더군요.

그냥 부스스한 얼굴로 사무실에 전화나 한 통 하고 쉴까 하다가,
아직은 그럴 나이가 아닌 것 같아서
물먹은 솜처럼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출근은 했습니다.
아마 오늘 하루 잘 쉬면 좀 나아질 것 같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가관이더군요.
짧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지,
얼굴은 부어있지,
입가에 침 자국은 선명하지...

바로 그런 저의 모습을 보니 떠오르는 낱말이 있더군요.
바로, ‘부스스’입니다.
흔히 그런 경우 ‘부시시하다’고 하는데요.
그건 틀린 말입니다.
‘부스스’한 겁니다.

“차거나 싫은 것이 몸에 닿았을 때 크게 소름이 돋는 모양”도,
‘으시시’한 게 아니라,
‘으스스’한 거죠.

“굵은 물줄기 따위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도,
‘주루루’흐르는 게 아니라,
‘주르르’흐르죠
다만,
“물줄기나 빗물 등이 짧은 데를 빨리 흐르다가 그치는 소리”인
‘주룩’이나 ‘주룩주룩’은 맞습니다.

오늘 비가 온다네요.
창가에 주르르 흐르는 빗방울을 보면서,
옛 애인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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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돌풍

우리말사랑 / 2011. 6. 30. 17:0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6. 29.(수요일)

돌풍이나 광풍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순우리말이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면 좀 알려주실래요? ^^*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모두 피해 없으시죠?

흔히 일기예보에서 '비가 많이 내리고 돌풍이 부는 곳도 있겠으니...'라는 말을 합니다.
여기서 '돌풍'은 
돌바람이 아니라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을 뜻합니다.
돌풍은
한자로 突風이라 쓰고 일본말로 とっ-ぷう[돕뿌]라고 쓰고 읽는 일본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돌풍과 함께 광풍(狂風)도 실려 있습니다.
미친 듯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을 뜻합니다.
제가 보기에 돌풍이나 광풍이나 다 같은 뜻 같습니다.

돌풍이나 광풍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순우리말이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면 좀 알려주실래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초자류/구라파]

어제 오후에 사무실에서 비커 몇 개를 구입할 일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사야하는지를 알아보니, 초자류는 어디 어디서 구입해야 한다고 알려주더군요.
초자류...

초자(硝子)는,
일본 사람들이 영어 glass를 자기들 발음과 비슷한 한자로 쓴 겁니다.
‘낭만’과 마찬가지로,
쓰기는 硝子로 쓰지만, 읽기는 ‘ガラス[가라즈]’로 읽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한자 그대로 ‘초자’로 읽는 거죠.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낯이 뜨겁네요.
아직도 영어 발음을 따서 만든 일본식 한자를 
우리의 고유한 한자라고 떠벌이는 사람들 앞에서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며칠 전에는 어떤 박사님 한 분이,
자기는 구라파에서 최신 학문을 공부하고 왔다면서 떠벌리더군요.
저는 그 사람의 실력과 상관없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구라파(歐羅巴)도 
영어 Europe을 일본사람들이 자기들 식으로 쓴 겁니다.
비슷한 발음의 한자로 그렇게 쓰고,
읽기는 ‘ヨ-ロッパ[요로파]’라고 읽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나 ‘구라파’라고 떠벌리는지...

오늘은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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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바람

우리말사랑 / 2011. 6. 28. 15:09
여자의 극성스러운 활동을 '치맛바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여성의 활동이 제한돼 치맛바람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대신 '당나귀 바람'이 있었다.
학생의 아버지, 할아버지, 형이 당시 주요 교통수단인 당나귀를 타고 학교에 와서
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고 대접해 '당나귀 바람' 이라고 불렀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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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질병을 '희귀병' 이라 부른다.
하지만 '희귀'는 '드물 희(稀)'와 '귀할 귀(貴)'로 구성된 한자로
'드물어서 진귀한 것'을 뜻한다.
드물어서 귀하게 대접받는 병은 없으므로 몹시 어색한 말이다.
대신 매우 드물고 적음을 뜻하는 '희소병'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이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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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6. 8.(수요일)

'발기다'나 '발리다'나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두 낱말 모두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발기다'는 쪼개거나 찢는 뜻이 더 있고,
'발리다'는 벗기거나 헤치는 뜻이 더 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버물려 무슨 원장님들이 검찰에 불려 가고 구속되고 그러네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된 게 까발리면 까발릴수록 뭔가가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공정사회가 되려면 그런 게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밤송이를 까서 안이 보이게 하거나, 조개를 까서 속살이 보이게 하는 것을 '까발리다'고 합니다.
여기서 뜻이 바뀌어
'까발리다'에 "비밀 따위를 속속들이 들추어내다"는 뜻으로 넓어졌습니다.

이 '까발리다'를 '까발기다'로 잘못 쓰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실은 저도 '까발기다'가 더 입에 익어 있습니다.

사실,
'발기다'나 '발리다'나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두 낱말 모두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발기다'는 쪼개거나 찢는 뜻이 더 있고,
'발리다'는 벗기거나 헤치는 뜻이 더 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우기 쉽게
'찢어발기다'와 '까발리다'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그 진상을 낱낱이 까발려서 옳음과 그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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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깎이

우리말사랑 / 2011. 5. 17. 10:10

[손톱깎이]


게으른 사람은 손톱이 빨리 자란다는데,

어제 문득 제 손톱을 보니 상당히 길어 있더군요.

게으른 태 안 내려고 바로 손 좀 봤습니다.


손톱을 자를 때 쓰는 기구를 뭐라고 하죠?

손톱깎이? 손톱깎기?


연필 깎는 기구는 뭐라고 하죠?

연필깎이? 연필깎기?


‘깎이’와 ‘깎기’는 다릅니다.


‘깎이’는 ‘깎다’라는 동사의 어간에

사람, 사물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겁니다.

때밀이, 구두닦이, 젖먹이,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감옥살이, 가슴앓이 따위죠.

또한,

-이’는 명사, 형용사, 의성어, 의태어 따위에 붙어,

사람, 사물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절름발이, 애꾸눈이, 멍청이, 똑똑이, 뚱뚱이, 딸랑이, 짝짝이 따위죠.


‘깎기’는 ‘깎다’라는 동사에 명사 구실을 하는

-기’가 붙은 형태로 어떤 행위를 말합니다.

“나 손톱 깎기 싫어!”, (손톱을 깎는 행위가 싫다)

“연필 깎기는 정말 귀찮아” (연필을 깎는 그 행위가 귀찮다)

따위로 씁니다.


정리하면,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에는 ‘-이’가 붙고,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는다고 기억하시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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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사랑 / 2011. 5. 11. 17:02
외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순 우리말이다.
풀솜은 목화가 아닌 누에고치로 만들어 목화로 만든 솜보다 부드럽고 따뜻하다.
손자, 손녀에 대한 애정이 따뜻하고 두텁다는 뜻으로 외할머니를 풀솜할머니라고 부른다.

-행복한 동행 이천십년 4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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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4. 4.(월요일)

'조비비다'는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지난 주에 아내가 애 낳는 동안 조비비듯 기다리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우리말 편지를 씁니다. ^^*

1. 오늘 아침 7:06에 SBS 뉴스 자막에 '40Km'라고 나왔습니다.
거리 단위인 키로미터는 소문자로 써야 바릅니다. Km나 KM가 아닌 km가 바릅니다.

2. 지지난 주에 말씀드렸듯이 지난주에 아내가 애를 낳았습니다. 아내 옆에 있느라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주부터는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보내겠습니다.

3. 우리말 편지는 오즈메일러라는 회사에서 공짜로 보내주십시오. 이번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쉽게 편지를 옮기는 메뉴를 새로 넣었더군요. 고맙습니다.

4. 오늘은 '조바심'과 '조비비다'는 낱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바심'이라는 낱말은 잘 아실 겁니다.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조'는 볏과의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높이가 1~1.5미터이며, 잎은 어긋나고 좁고 긴 식물입니다. 오곡의 하나로 밥을 짓기도 하고 떡, 과자, 엿, 술 따위의 원료로도 씁니다.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입니다. 흔히 아는 타작의 순 우리말입니다.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 떨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를 떨 때는 이리 비틀과 저리 비틀며 여기저기에 비비고 두드리고 문지르며 쳐댑니다. 게다가 낱알이 작고 가벼워서 한 곳에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조를 타작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조바심'이라는 낱말에 "조마조마 하여 마음을 졸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조비비다'는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주로 '조비비듯' 꼴로 쓰입니다.   

   지난 주에 아내가 애 낳는 동안 조비비듯 기다리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아내와 애 모두 건강합니다. 
식구가 한 명 늘었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복걸복이야!]

날씨가 워낙 좋아서
사무실에만 앉아있자니
입도 심심하고...
따분하기도하고...
그래서 방금 사무실 직원들과 사다리를 탔습니다.

사다리 타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
“야, 어차피 복걸복이야, 아무거나 찍어!”

그렇죠.
계산하고 찍을 수야 없으니까...

그러데 여기서 복걸복이 틀렸습니다.
복걸복이 아니라,
福不福 입니다.

운이 좋거나 좋지 않음을 이를 때 쓰는 한자말이죠.
이 ‘복불복’을
‘복걸복’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거죠.

오늘 네 명이 함께,
0, 1천 원, 2천 원, 3천 원을 걸고 사다리를 탔는데,
역시나 제가 3천 원짜리에 걸렸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무척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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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구설수가 끼었다네요 ]

저는 제가 왜 차를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만날 이렇게 술 마시고 차 놓고 가면서......
어제도 한 잔 해서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출근길에 버스 기다리면서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벼룩시장 신문을 집어들었죠.
술이 덜 깨서 그런지 다른 글은 잘 보이지 않고,
오늘의 운세만 쉽게 보이더군요. 

제 띠를 보니,
오늘 구설수가 있다네요. 
오늘은 그 구설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죠. 

‘구설수(口舌數)’는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나 신수”를 말하는데요.
주로 운세에서 나오는 말로 ‘구설수가 있다, 구설수가 끼었다’ 따위로 쓰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구설’과 ‘구설수’를 구별해서 써야 한다는 겁니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이므로,
‘~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렸다.’처럼 쓰면 안 되죠.
‘~ 때문에 구설에 휘말렸다.’로 써야죠.

다시 강조하지만,
‘구설수’의 ‘수(數)’가 ‘운수’, ‘신수’를 뜻하므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구설에 올랐다(휘말렸다)’고 해야 맞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말조심, 몸조심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구설’에 오르지 않죠. 

오늘도 황사가 온다네요. 조심하세요.

보태기)
‘구설에 휘말렸다’보다는,
‘입방아에 올랐다’가 훨씬 좋지 않나요?
‘입방아’의 뜻이
“어떤 사실을 화제로 삼아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입을 놀리는 일.”로
‘구설’과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설에 올랐다’나 ‘구설에 휘말렸다’보다는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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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3. 14.(월요일)

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해망쩍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영리하지 못하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이놈이 해망쩍게 또 어디 구경을 가지 않았나처럼 씁니다.

행망쩍다도 그림씨로 "주의력이 없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멋진 말이라 지난주에 다 소개하지 않고 남겨놨습니다. ^^*

내일이 비가 온다는데 오늘부터 날씨가 끄물거리네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반나절은 몇 시간?]

식목일인 어제 큰불이 났습니다.
왜 매년 식목일마다 큰불이 나는지...
식목일을 연목일(燃木日)로 불러야 할 판입니다. 쩝...

어제 난 그 산불로 양양에 있는 낙산사가 불탔는데요.
제가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갔던 터라.......
가슴이 더 에이네요. 

그 낙산사가 불탄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면서,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반나절...
한나절도 아닌 반나절...
도대체 반나절이 몇 시간이기에 반나절 만에 불탔다고 저리 호들갑일까?
분명 짧은 시간에 다 탔음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반나절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절을 알아야 합니다.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半)”입니다.
따라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낮(12시간)의 반인 6시간이죠.

그 한나절의 반이 반나절이므로 
시간으로 따지면, 
6시간의 반인 3시간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3시간 만에 절이 다 타버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 몇 시간 동안 탔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시간에 천년고찰이 다 탔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나온 말을 칭찬하네요. 

그렇지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에서,
‘전소됐습니다’보다는 ‘전소했습니다’가 더 낫습니다.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자동사가 되는 말은 ‘되다’를 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이런 명사에 ‘되다’를 붙여 쓸 때가 많은데 
이는 영어의 번역문이 일반화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오후에는 비가 좀 온다는데,
많이 좀 와서 강원도 불을 끄고,
전국적인 건조주의보도 해제하면 좋겠네요.

지금 오는 비가 저 같은 농사꾼에게는 별로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보태기)
한나절의 반인 반나절과 같은 뜻의 낱말로 ‘한겻’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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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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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예요 -> 아니에요]
 
오늘은 하루 종일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미리 편지부터 보냅니다. 
오늘은 많은 분이 헷갈리시는 ‘예요’와 ‘에요’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실은, 두 가지를 가르는 방법이 너무너무 간단합니다.

‘예요’나 ‘에요’ 앞에,
받침이 있을 때는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예요’를 쓰시면 됩니다.
보기) 받침이 있을 때 : ‘책이에요’, ‘사랑이에요’, ‘현선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 : ‘저예요’, ‘전화예요’, ‘영서예요’
다만, ‘아니에요’는 문법적으로 다른 설명이 필요한데, 여기서는 그냥 예외로 외워버리자고요 
문법적인 설명은 KBS 아나운서실과 국립국어원의 설명을 덧붙입니다.

<국립국어원>
‘아니에요’와 ‘아니예요’ 중 어느 게 맞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아니에요’가 맞습니다. ‘아니예요’는 옳지 않습니다. ‘아니에요’는 ‘아니-’라는 형용사의 어간에 ‘-에요’라는 어미가 결합한 것입니다. 
종결 어미 ‘-어요’는 ‘아니다’와 ‘-이다’ 뒤에 붙을 때는 ‘-에요’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 쓰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먹 - + -어요 → 먹어요 
아니- + -어요 → 아니어요, 아니- + -에요 → 아니에요 
장남이- + -어요 → 장남이어요, 장남이- + -에요 → 장남이에요위에서 보듯이 형용사 어간 ‘아니-’와 서술격 조사 ‘이-’ 다음에는 ‘-어요’와 ‘-에요’가 결합하어 씁니다. 이때 ‘아니어요, 아니에요’는 ‘아녀요, 아녜요’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니어요 → 아녀요, 아니에요 → 아녜요 
장남이어요 → 장남여요(x), 장남이에요 → 장남예요(x)그러나 ‘장남이어요, 장남이에요’는 ‘장남여요, 장남예요’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한편 선행 명사가 받침이 없고, 서술격 조사 ‘이-’에 ‘-어요/-에요’가 결합되는 경우는 원래 형태는 쓰이지 않고, 줄어든 형태만 씁니다. 
철수이어요(x) → 철수여요, 철수이에요(x) → 철수예요그러므로 종결 어미 ‘-어요, -에요’가 붙는 ‘아니다, 이다’의 쓰임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받침이 없을 때:-예요, 여요 
받침이 있을 때:-이에요/-이어요 
아니다: 아니에요,아녜요/아니어요, 아녀요 

<KBS아나운서실>
‘아니예요’와 ‘아니에요’중에서 맞는 게 뭐예요? 뭐에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이에요’와 ‘예요’는 방송 자막 중 가장 자주 틀리는 보기 가운데 하나이며, 또한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에 가장 많이 질의해오는 질문 중 첫 번째이다.
종결어미 ‘이에요’와 ‘예요’의 쓰임은 앞의 말이 모음으로 끝난 것인가 자음으로 끝난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이에요’는 ‘책이에요’, ‘사랑이에요’와 같이 앞의 말이 자음으로 끝난 경우 즉, 받침이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또 위의 예문 ‘아니에요’와 같이 앞말이 ‘이’모음으로 끝난 경우에도 ‘예요’가 아닌 ‘에요’로 쓰고 있다.
반대로 ‘이’모음으로 끝나는 말을 제외하고 앞의 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 즉, 받침이 없을 경우에는 ‘이에요’의 줄임말인 ‘예요’로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저에요’가 아닌 ‘저예요’가 옳은 표기로 ‘저이에요’에서 ‘이’와 ‘에’가 합쳐져서 ‘예’가 된 것이다.
요약하면, 받침이 있을 때는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예요’를 쓰면 된다.
보기) 받침이 있을 때 : ‘책이에요’, ‘사랑이에요’, ‘현선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 : ‘저예요’, ‘전화예요’, ‘영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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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1. 31.(월요일)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고,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입니다.
따라서, 애를 밴, 임신한 여자를 두고 '홀몸도 아닌데...'라고 하면 안 되고, '홑몸도 아닌데...'라고 해야 바르며,
혼자 사시는 분을 두고는 '홀몸'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는 날씨가 좀 풀린다고 하네요. ^^*

오늘 아침 7:34, KBS뉴스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 이야기를 하면서 '홀몸'이라는 말과 자막이 나왔습니다.
많은 분이 홀몸과 홑몸을 헷갈리시는 것 같습니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고,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입니다.
따라서, 애를 밴, 임신한 여자를 두고 '홀몸도 아닌데...'라고 하면 안 되고, '홑몸도 아닌데...'라고 해야 바르며,
혼자 사시는 분을 두고는 '홀몸'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외돌토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이라는 뜻입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혼자 쓸쓸히 추위를 견디는 분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고,
자식이 없어 외돌토리로 늙어가시는 분들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곧 설입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한글 글자 수]  

오늘은 아주 기본적인 상식 하나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쓰는 한글 글자 수는 모두 몇 자 일까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한글은 14자의 자음과 10자의 모음 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자음+모음 또는 자음+모음+자음 의 두 가지 경우로 글자를 만듭니다.
당연히 복자음 복모음이 가능하고요. 
이런 원칙에 따라 한글을 만들 때 모두 몇 자나 만들 수 있을까요?

총 11,172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나 많으냐고요?
자 볼까요?

기본자음(14)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기본모음(10) :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쌍자음(5) : ㄱㄱ, ㄷㄷ, ㅂㅂ, ㅅㅅ, ㅈㅈ
복자음(11) : ㄳ, ㄵ, ㄶ, ㄺ, ㄻ, ㄼ, ㄽ, ㄾ, ㄿ, ㅀ, ㅄ
복모음(11) :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은 아실 것이고,
쌍자음은 글자의 초성에 오는 자음입니다. 

예를 들면, /끼/띠/삐/씨/찌/ 에 오는 자음이죠.
복자음은 글자의 종성에 오는 자음으로, /없다/읽다/읊조리다/ 등에 오는 자음이죠.
복모음은 모음 두 개가 겹친 것이고요.

그럼 이제 계산을 해 볼까요?
한글이 /초성+중성/ 또는 /초성+중성+종성/으로만 구성된다고 했죠?
초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은 기본자음 14+쌍자음 5 해서 19개가 되고,
중성에 올 수 있는 모음은 기본모음 10+복모음 11해서 21개가 되고,
종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은 기본자음 14+쌍자음 2(ㄱㄱ, ㅅㅅ[이 두개만 쌍자음으면서 복자음 자리에 올 수 있습니다. 즉, /었다/ 같은 자가 되겠죠.])+복자음 11 해서 총 27개가 됩니다.
그럼 이제 계산은 간단하죠.
한글이 /초성+중성/ 또는 /초성+중성+종성/으로만 구성된다고 했으므로,
초성+중성 => 19×21 = 399
초성+중성+종성 => 19×21×27 = 10,773
이 두 개를 더하면, 11,172 가 됩니다.

보기만 해도 지겨운 숫자가 나오니까 더 보기 싫으신가요? 
우리 한글은 우리가 말로 하는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겠죠?

꼭 외워둡시다. 우리 한글은 모두 11,172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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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는 논을 갊]  

요즘 내용이 간단해서 좋죠?
내용도 간단하고, 하루 건너서 편지가 오고...
날마다 편지를 받으니 소화불량에 걸리게 생겼다는 분들이 계셔서,
편지 분량과 횟수를 좀 조절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쉬운 겁니다.

메주는 콩으로 만듬, 메주는 콩으로 만듦 
이 중 어떤 게 맞을까요?

우리말에,
동사를 명사처럼 만들어주는 명사형 어미는 ‘(으)ㅁ’을 씁니다.
‘으’를 괄호로 묶어 ‘(으)’로 표기한 것은 ‘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명사형 어미는 ‘음’이나 ‘ㅁ’이라는 거죠. 
자음 다음에는 ‘음’을 쓰고, 모음 다음에는 그냥 ‘ㅁ’만 씁니다. 
예를 들면,, 
‘먹다’의 명사형은 ‘먹음’이고,(자음 다음이므로 ‘음’)
‘가다’의 명사형은 ‘감’입니다.(모음 다음이므로 ‘ㅁ’)
자음 다음에 ‘으’가 있는 ‘음’을 쓰는 것은 자음끼리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으’를 개입시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별 거 아닙니다. 가볍게 소화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ㄹ’형 동삽니다.
동사의 어미가 자음 ‘ㄹ’로 끝나는 경우는 좀 헷갈립니다.

‘ㄹ’은 비록 자음이지만 현대국어에 ‘ㄻ’이라는 겹받침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으’를 개입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ㄹ 다음에 ㅁ이 들러붙는 형태를 씁니다. 
예를 들면,,
만들다-만듦, 베풀다-베풂, 갈다-갊, 줄다-줆, 살다-삶 이 그런 형태죠.
‘살다’의 명사형이 ‘삶’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시면서,
‘갈다’의 명사형이 ‘갊’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우시죠?
자주 안 봐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자주 틀리는 몇 가지 보기를 보면,
많이 줄어듬 >> 많이 줄어듦
밖으로 내몸 >> 밖으로 내몲
메주는 콩으로 만듬 >> 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 논을 감 >> 쟁기로 논을 갊
입니다.

오늘까지만 날씨가 포근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추워진다고 하네요.

늘 건강 조심하세요.
누가 뭐래도 건강해야, 일을 할 수 있고,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고, 행복한 가정도 꾸릴 수 있잖아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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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달인

우리말사랑 / 2011. 1. 25. 11:4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1. 25.(화요일)

달인은 일본말에서 왔고,
더 창피한 것은 우리나라 사전이 일본말 사전에 오른 뜻풀이까지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새 일터에서는 모든 게 새롭게 낯서네요.
컴퓨터도 낯설고, 자판도 손에 익지 않고, 의자도 편하지 않고...
그러나 이러한 주변 것보다 훨씬 놀란 게 여기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실력입니다.
정말 이 분야의 달인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참으로 대단한 분들만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본말 공부를 해볼까요? ^^*
아래 일본말 월(문장)을 번역해 보십시오.
學問や技芸に通じた人。 
일본말을 몰라도
학문... 기예... 통... 사람...은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번역하면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위에 있는 월은 네이버 일본어사전에서 달인을 찾아 나온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달인(達人)을 찾아보면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고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달인은 일본말에서 왔고,
더 창피한 것은 우리나라 사전이 일본말 사전에 오른 뜻풀이까지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땅히 달인을 갈음할 우리말을 알려 드릴 재간은 없지만
사전 뜻풀이까지 같은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사전은
여러 낱말만 모아 놓은 게 아니라고 봅니다.
사전은 한 나라 말글살이 뿌리가 되고,
그 나라 국민의 삶과 넋이 녹아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두 명, 2명]

우리글 맞춤법에서 규정한 띄어쓰기는 참 복잡합니다.
나름대로 원칙이 있긴 하지만, 그 원칙도 어려워요. 
한꺼번에 띄어쓰기를 다 다룰 수 없고,
차근차근 다뤄보도록 할게요.
오늘은 먼저,
단위와 관련된 것을 알아보죠.
요즘 실적을 정리하느라 단위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가장 큰 원칙은,
단위 명사는 앞말과 띄어 쓴다는 겁니다.
한 개, 두 개, 세 개... 이렇게요.
‘13만 명’도 ‘3만’이 한 낱말이고 ‘명’이 단위이므로 ‘13만 명’으로 단위를 띄어 써야 합니다.
‘40대이하’도 ‘40대 이하’로 띄어 써야 하죠.
백만원도 ‘백만 원’으로 씁니다.
조금 헷갈리는 게,
‘제2차 정기총회’를 쓸 때 ‘제2차’의 띄어쓰기입니다.
원칙은 ‘제2 차’로 써야 맞는데, 조금 이상하죠?
이런 경우 ‘제2차’로 쓰는 것을 허용합니다.

재밌는 것은,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는 경우는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두 명’처럼 쓸 때는 띄어 쓰는데,
숫자로 쓸 때는 붙여도 됩니다.
즉, ‘2명’으로 써도 되는 거죠.
아파트 ‘육층’도 여섯 개의 층을 말하면 띄어 써야 하지만,
순서의 의미가 들어있는 여섯 번째 층이면 ‘육층’으로 써도 되는 거죠.
삼학년, 2대대, 80원, 7미터, 10개 따위가 이런 규정에 따른 겁니다.

또,
수를 적을 때는 만 단위로 띄어 씁니다.
1,234,567,891 은,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일’ 로 읽습니다.
다만, 금액을 적을 때는 위변조를 막기 위해서 붙여 쓰는 게 관례로 되어있습니다.
일금 십이억삼천사백오십육만칠천팔백구입일원으로 적죠. 
올 한 해 돈 많이 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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