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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초자류/구라파]
어제 오후에 사무실에서 비커 몇 개를 구입할 일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사야하는지를 알아보니, 초자류는 어디 어디서 구입해야 한다고 알려주더군요.
초자류...
초자(硝子)는,
일본 사람들이 영어 glass를 자기들 발음과 비슷한 한자로 쓴 겁니다.
‘낭만’과 마찬가지로,
쓰기는 硝子로 쓰지만, 읽기는 ‘ガラス[가라즈]’로 읽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한자 그대로 ‘초자’로 읽는 거죠.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낯이 뜨겁네요.
아직도 영어 발음을 따서 만든 일본식 한자를
우리의 고유한 한자라고 떠벌이는 사람들 앞에서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며칠 전에는 어떤 박사님 한 분이,
자기는 구라파에서 최신 학문을 공부하고 왔다면서 떠벌리더군요.
저는 그 사람의 실력과 상관없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구라파(歐羅巴)도
영어 Europe을 일본사람들이 자기들 식으로 쓴 겁니다.
비슷한 발음의 한자로 그렇게 쓰고,
읽기는 ‘ヨ-ロッパ[요로파]’라고 읽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나 ‘구라파’라고 떠벌리는지...
오늘은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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