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위 - 만분가
1교시 국어영역/고전문학 / 2009. 1. 5. 06:18
개관
◈ 연대 : 조선 연산군 때
◈ 작자 : 매계(梅溪) 조위(曺偉)
◈ 갈래 : 충일가사, 유배가사
◈ 형식 : 2음보 1구로 계산하여 127구의 유배가사
◈ 성격 : 충신연군지사
◈ 특징
① 우리 나라 최초의 유배 가사이자 충신연군지사이다.
② 임을 잃은 여성을 화자로 설정하여 호소력을 높였다.
③ 화자 자신을 천상에서 하계로 추방된 신선에, 임금(성종)을 옥황상제에 비유했다.
④ '두견, 구름, ‘천층랑(험한 물결)’, ‘뜰 앞에 심은 난’, ‘외기러기’, ‘강천에 지는 해’ ‘명월’ 등의 다양한 자연물을 통해 유배지에서의 화자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 주제 : 누구에게도 호소할 길 없는 슬픔과 원통함을 선왕(先王:성종)에게 하소연하는 심정을 노래 /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 / 유배당한 현실에 대한 원망과 연군의 정
◈ 의의 : 유배가사의 최초
◈ 발표 : 1498년(연산군4)
짜임
* 서사 : 임과 이별한 시적 화자의 처지와 욕구
- 적소에서 왕에게 흉중에 쌓인 말씀을 실컷 호소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고 하는 동기
* 본사 : 사화로 인해 전일의 영화가 현재의 억울하고 처참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으나 이 역시 천명이니 황제의 처분만 바란다는 내용(자기를 굴원에 비유)
본사1 : 유배 생활의 처지와 임에 대한 그리움
본사2 : 시적 화자의 처지에서 느끼는 원망과 슬픔
본사3 : 유배 생활하는 처지와 운명에 대한 체념
* 결사 : 임의 사랑에 대한 회의와 번민
- 원한에 쌓인 자기의 심정을 안타까워하면서 만일 누구든 제 뜻을 알아주는 이만 있다면 평생을 함께 사귀고 싶다고 함
◈
이해와 감상1◈ 1498년(연산군 4) 매계(梅溪) 조위(曺偉) 지은 가사로 작자가 1498년(연산군4)의 무오사화에서
간신히 죽음을 면하고, 전남 순천(順天)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이다. 누구에게도 호소할 길 없는 슬픔과 원통함을
선왕(先王:성종)에게 하소연하는 심정을 읊었는데, 이것은 한국 최초의 유배가사(流配歌辭)이다. 지은이가 간신히 죽음을 면하고
유배된 뒤 귀양살이하는 원통함을, 천상에서 하계로 추방된 처지에서 옥황상제로 비유된 성종에게 하소연한 내용으로 작품의
가의(歌意)가 굴원의 '천문(天問)'과 비슷한 점으로 보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정철의 '사미인곡'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만분가‘는 한편으로는 임을 잃은 여성을 서정적 자아로 설정하여 충신연군지사(忠臣戀君之辭의 형상을 취하는
한편, '만분가'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이 유배를 당하게 된 현실에 대한 발분의 정서를 아울러 표출하는 특징을 갖는
유배 가사로 작가가 귀양간 처지를 천상 백옥경에서 하계로 추방된 것에 비유하여 지은 작품이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당시 지배체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지배체제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이는 왕권이었고, 그 왕권에 순응할
때만이 그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래서 어떤 유배가사라도 왕권에 도전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 왕으로부터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부분의 유배가사는 왕의 은총을 회복하고자 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
◈이해와 감상2◈
'
만분가'는 유배 가사의 효시로 알려진 작품이다. 작자인 조위(曺偉)가 무오사화(戊午士禍)로 인하여 귀양간 유배지인 순천에서 지은
것이다. 작품의 내용을 보면 작자가 사화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귀양살이를 비분 강개한 심정을 임금인 성종에게 토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중국의 초(楚)나라 굴원(屈原)이 죄없이 ?i겨나서 '이소(離騷)'를 지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듯이 자신도 죄없이
귀양와 있다는 것이다. '만분가'는 조선 전기 당쟁의 회오리 속에서 희생된 문신(文臣)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한 유배가사의 효시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선 문학사적 가치가 매우 큰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후대에 지어지는 유배가사의 일종인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 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에서 임금이 계신 곳을 도가의 천상
세계로 설정한 것이라든가, 유배되어 귀양가 있는 작자는 천상에서 옥황상제를 모시던 인물로 설정된 점 등이 모두 '만분가'의
설정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조선조 유배가사의 중심적인 흐름을 이루면서 이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만분가'는
유배가사의 전개에 끼친 영향과 문학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관련작품
◈ 유배 문학
정서 ‘정과정’ / 정철 ‘사미인곡’ ‘속미인곡’
안조환 ‘만언사’ / 김진형 ‘북천가’ / 송찬규 ‘북관곡’
알아 두기
◈만분가’의 의의
작자가 1498년(연산군4)의 무오사화에서 간신히 죽음을 면하고, 전남 순천(順天)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이다. 누구에게도
호소할 길 없는 슬픔과 원통함을 선왕(先王:성종)에게 하소연하는 심정을 읊었는데, 이 작품은 현존하는 작품 중에서 가장 오래된
유배가사이다
만분가(萬憤歌)
[서사] : 적소에서 왕에게 흉중 말씀을 실컷 호소하고 싶은 마음(글을 쓴 동기)
천상(天上) 백옥경(白玉京) 십이루(十二樓) 어듸매오 / 오색운(五色雲) 깁픈 곳의 자청전(紫淸殿)이 가려시니 / 천문(天門)
구만리(九萬里)를 꿈이라도 갈동말동 / 차라리 싀여지여 억만(億萬)번 변화(變化)하여 / 남산(南山) 늣즌 봄의 두견(杜鵑)의
넉시 되여 / 이화(梨花) 가디 우희 밤낫즐 못 울거든 / 삼청동리(三淸洞裡)의 졈은 한널 구름 되여 / 바람의 흘리 나라
자미궁(紫微宮)의 나라 올라 / 옥황(玉皇) 향안전(香案前)의 지척(咫尺)의 나아 안자 / 흉중(胸中)의 싸힌 말삼 쓸커시
사로리라
천상 백옥경(하늘 위의 궁전)의 열두 누각은 어디인가? / 오색 구름 깊은 곳에 자청전(하늘의 신선이 사는 집)이 가렸으니, / 구만 리 먼 하늘을 꿈이라도 갈동 말동. / 차라리 죽어서 억만 번 변화하여 / 남산의 늦은 봄날 두견이 넋이 되어 / 배꽃 가지 위에서 밤낮으로 못 울거든 / 삼청 동리(신선이 사는 고을 안)에 저문 하늘 구름 되어 / 바람에 흩날리며 날아 자미궁(천제의 거처, 황궁)에 날아올라 / 옥황상제 앞에 놓인 상 앞에 가까이 나가 앉아 / 가슴 속에 쌓인 말씀 실컷 사뢰리라.
[본사] : 사화로 인해 억울하고 처참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으나 이 역시 천명이니 황제의 처분만 바란다는 내용(자기를 굴원에 비유)
어와, 이 내 몸이 천지간(天地間)의 느저 나니 / 황하수(黃河水) 말다만난 초객(楚客)의 후신(後身)인가 / 상심(傷心)도 가이 업고 가태부(賈太傅)의 넉시런가 / 한숨은 무스 일고 형강(荊江)은 고향(故鄕)이라 / 십년(十年)을 유락(流落)하니 백구(白鷗)와 버디 되어 / 함께 놀쟈 하엿더니 / 어루난 듯 괴난 듯 / 남의 업슨 님을 만나 / 금화성(金華省) 백옥당(白玉堂)의 꿈이조차 향긔롭다
아아 이내 몸이 천지간에 늦게 나니 / 황하수 맑다마는 굴원의 후신인가 / 상심도 끝이 없고 가의의 넋이런가 / 한숨은 무슨 일인고 형강(유배지를 가리킴)은 고향이라 / 십 년을 유배 생활로 떠돌아다니니 갈매기와 벗이 되어 / 함께 놀자 하였더니 아양을 부리는 듯 사랑하는 듯 / 남의 없는 임(성종 임금)을 만나 / 금화성 백옥당(적송자가 득도한 곳)의 꿈조차 향기롭다.
오색(五色)실 니음 졀너 님의 옷슬 못 하야도 / 바다 가튼 님의 은(恩)을 추호(秋毫)나 갑프리라 / 백옥(白玉) 가튼 이 내
마음 님 위하여 직희더니 / 장안(長安) 어제 밤의 무서리 섯거치니 / 일모수죽(日暮脩竹)의 취수(翠袖)도 냉박(冷薄)할샤 /
유란(幽蘭)을 것거 쥐고 님 겨신 듸 바라보니 / 약수(弱水) 가리진 듸 구름 길이 머흐러라 / 다 서근 닭긔 얼굴 첫맛도 채
몰나셔 / 초췌(憔悴)한 이 얼굴이 님 그려 이러컨쟈 / 천층랑(千層浪) 한가온대 백척간(百尺竿)의 올나더니 / 무단(無端)한
양각풍(羊角風)이 환해중(宦海中)의 니러나니 / 억만장(億萬丈) 소희 빠져 하날 따흘 모랄노다
오색실 이음이 짧아 임의 옷을 못하여도 / 바다 같은 임의 은혜 조금이나마 갚으리라 / 백옥 같은 이내 마음 임 위하여 지키고
있었더니 / 장안 어젯밤에 무서리 섞어 치니 / 해질녘 긴 대나무에 의지하여 서 있으니 푸른 옷소매도 냉박하구나. / 난꽃을
꺾어 쥐고 임 계신 데 바라보니 / 약수 가로놓인 데 구름길이 험하구나. / 다 썩은 닭의 얼굴 첫 맛도 채 몰라서(임의 성격도
파악하기 전에) / 초췌한 이 얼굴이 임 그려서 이리 되었구나 / 험한 물결 한가운데 긴 장대 위에 올랐더니 / 끝이 없는
회오리바람이 관리의 사회 중에 내리나니 / 억만장 못에 빠져 하늘땅을 모르겠도다.
노(魯)나라 흐린 술희 한단(邯鄲)이 무슴 죄(罪)며 / 진인(秦人)이 취(醉)한 잔(盞)의 월인(越人)이 무음 탓고 /
성문(城門) 모딘 불의 옥석(玉石)이 함긔 타니 / 뜰 압희 심은 난(蘭)이 반(半)이나 이우례라 / 오동(梧桐) 졈은 비의
오기럭기 우러 롈 제 / 관산만리(關山萬里) 길이 눈의 암암 발피난 듯 / 청련시(靑蓮詩) 고쳐 읇고 팔도 한을 슷쳐 보니 /
화산(華山)의 우난 새야 이별(離別)도 괴로왜라 / 망부산전(望夫山前)의 석양(夕陽)이 거의로다 / 기도로고 바라다가
안력(眼力)이 진(盡)톳던가 / 낙화(落花) 말이 업고 벽창(碧窓)이 어두브니 / 입 노른 삿기 새들 어이도 그리 건쟈 /
팔월추풍(八月秋風)이 뛰집을 거두으니 / 븬 깃의 싸인 알히 수화(水火)랄 못 면토다 / 생리사별(生離死別)을 한 몸의 흔자
맛따 / 삼천장(三千丈) 백발(白髮)이 일야(一夜)의 기도 길샤 / 풍파(風波)의 헌 배 타고 함께 노던 져뉴덜아 /
강천(江天) 지난 해의 주집(舟楫)이나 무양(無恙)한가 / 밀거니 혀거니 염예퇴(艶預堆)랄 겨요 디나 / 만리붕정(萬里鵬程)을
멀니곰 견주더니 / 바람의 다브치여 흑룡강(黑龍江)의 떠러진 닷 / 천지(天地) 가이 업고 어안(魚雁)이 무정(無情)하니 /
옥(玉) 가탄 면목(面目)을 그리다가 말년지고 / 매화(梅花)나 보내고져 역로(驛路)랄 바라보니 / 옥량명월(玉樑明月)을 녀보던
낫비친 닷
노나라(중국의 동중부에 있던 나라) 흐린 술에 한단(중국의 중서부에 있던 조나라의 서울)이 무슨 죄며 / 진나라 사람들(중국의 서북지방)이 취한 잔에 월나라 사람들(중국의 동남지방)이 웃음을 웃은 탓인가?(무관하다는 뜻) / 성문 모진 불에 옥석이 함께 타니 / 뜰 앞에 심은 난이 반이나 시들었구나. / 저물녘 오동잎에 내리는 비에 외기러기 울며 갈 때 / 관산 만릿길이 눈에 암암 밟히는 듯. / 이백의 시를 고쳐 읊고 팔도한을 스쳐보니 / 화산에 우는 새야 이별도 괴로워라 / 망부 산전에 석양이 되었구나. / 기다리고 바라다가 시력이 다했던가 / 낙화는 말이 없고 창문이 어두우니 / 입 노란 새끼 새들이 어미를 그리는구나. / 팔월 추풍이 띳집을 거두니 / 빈 새집에 쌓인 알이 물과 불을 못 면하도다. / 살아서 이별하고 죽어서 헤어짐을 한 몸에 혼자 맡아 / 긴 흰머리가 하룻밤에 길기도 길구나. / 풍파에 헌 배 타고 함께 놀던 저 무리들아 / 하늘이 보이는 강에 지는 해에 배와 노는 별 탈이 없는가? / 밀거니 당기거니 염예퇴(뱃사람들이 물살을 조심하던 곳)를 겨우 지나 / 만 리나 되는 멀고도 험한 길을 멀리멀리 견주더니 / 바람에 당겨서 붙게 하여 흑룡강에 떨어진 듯 / 천지는 끝이 없고 물고기와 기러기가 무정하니 / 옥 같은 얼굴을 그리다가 말려는지고 / 매화나 보내고자 역마를 바꿔 타는 곳과 통하는 길을 바라보니 / 옥 대들보에 걸린 밝은 달을 옛 보던 낯빛인 듯.
양춘(陽春)을 언제 볼고 눈비랄 혼자 마자 / 벽해(碧海) 너븐 가의 넉시조차 흣터지고 / 내의 긴 소매랄 눌 위하여 적시고
/ 태상(太上) 칠위분이 옥진군자(玉眞君子) 명(命)이시니 / 천상(天上) 남루(南樓)의 생적(笙笛)을 울니시며 / 지하(地下)
북풍(北風)의 사명(死命)을 벗기실가 / 죽기도 명(命)이요 살기도 하나리니 / 진채지액(陳蔡之厄)을 성인(聖人)도 못 면하며
/ 유예비죄(縷絏非罪)랄 군자(君子)인들 어이 하니 / 오월비상(五月飛霜)이 눈물로 어릐난 듯 / 삼년대한(三年大旱)도
원기(寃氣)로 늬뢰도다 / 초수남관(楚囚南冠)이 고금(古今)의 한둘이며 / 백발황상(白髮黃裳)의 셔룬 일도 하고 만타 /
건곤(乾坤)이 병(病)이 드러 혼돈(混沌)이 죽근 후의 / 하날이 침음(沈吟)할 듯 관색성(貫索星)이 비취난 듯 /
고정의국(孤情依國)의 원분(怨憤)만 싸혓시니 / 차라리 할마(瞎馬)가치 눈 감고 지내고져 / 창창막막(蒼蒼漠漠)하야 못 미들슨
조화(造化)일다 / 이러나 져러나 하날을 원망할가
햇볕을 언제 볼까 눈비를 혼자 맞아 / 푸른 바다 넓은 가에 넋조차 흩어지니 / 나의 긴 소매를 누굴 위하여 적시는가? / 태상
일곱 분이 신선의 명이시니 / 천상 남루에 생황과 피리를 울리시며 / 지하 북풍의 죽을 목숨을 벗기실까 / 죽기도 운명이요
살기도 하늘이니 / 진과 채에서 당한 횡액을 공자도 못 면하며 / 죄인처럼 묶였으나 죄가 없음을 군자인들 어이 하겠는가? /
오월 서리가 눈물로 어리는 듯 / 삼 년 큰 가뭄도 원한으로 되었구나. / 죄 지은 사람이 고금에 한둘이며 / 고위직의 늙은
신하의 서러운 일도 많기도 많다. / 하늘과 땅이 병이 들어 혼돈(하늘과 땅이 아직 나눠지기 전의 상태)이 죽은 후에 / 하늘이
침울할 듯 천한 사람의 감옥이 비취는 듯 / 유배지에서 나라만 생각하는 충정에 원망스럽고 분한 마음만 쌓였으니 / 차라리 한
눈이 먼 말 같이 눈 감고 지내고 싶구나. / 울적하고 막막하여 못 믿을 쏜 조화로다 / 이러나저러나 하늘을 원망할까.
도척(盜跖)도 셩히 놀고 백이(伯夷)도 아사(餓死)하니 / 동릉(東陵)이 놉픈 작가 수양(首陽)이 나즌 작가 / 남화(南華)
삼십편(三十篇)의 의논(議論)도 하도 할샤 / 남가(南柯)의 디난 꿈을 생각거든 슬므어라 / 고국송추(故國松楸)를 꿈의 가 만져
보고 / 선인(先人) 구묘(丘墓)를 깬 후(後)의 생각하니 / 구회간장(九回肝腸)이 굽의굽의 그쳐셰라 / 장해음운(長海陰雲)의
백주(白晝)에 흣터디니 / 호남(湖南) 어늬 고디 귀역(鬼蚸)의 연수(淵藪)런디 / 이매망량(魑鬽魍魎)이 쓸커디 저즌 가의 /
백옥(白玉)은 므스 일로 청승(靑蠅)의 깃시 된고
큰 도적도 몸성히 놀고 백이도 굶어죽으니 / 동릉이 높은 걸까 수양산이 낮은 걸까 / <장자> 삼십 편에 의론도
많기도 많구나. / 남가(고을 이름. 남가지몽의 옛일에서 한 때의 부귀와 권세는 꿈과 같음을 일컫게 됨)의 지난 꿈을 생각거든
싫고 미워라. / 고국의 송추(소나무와 가래나무. 무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를 꿈에 가 만져 보고 / 선인의 무덤을 깬 후에
생각하니 / 겹쳐진 속마음이 굽이굽이 끊어졌구나. / 장해음운(병을 발생하게 하는 구름)이 대낮에 흩어지니 / 호남의 어느 곳이
귀역(몰래 남을 해치는 물건. 음험한 사람에 비유하는 말)의 연수(사물이 모여드는 곳, 못과 숲)런지 / 도깨비가 실컷 젖은
가에 / 백옥은 무슨 일로 쉬파리의 깃이 되었는가.
북풍(北風)의 혼자 셔셔 가 업시 우난 뜻을 / 하날 가튼 우리 님이 전혀 아니 살피시니 / 목란추국(木蘭秋菊)에
향기(香氣)로운 타시런가 / 첩여(婕妤) 소군(昭君)이 박명(薄命)한 몸이런가 / 군은(君恩)이 물이 되여 흘너가도 자최 업고
/ 옥안(玉顔)이 꽃이로되 눈믈 가려 못 볼로다 / 이 몸이 녹가져도 옥황상제(玉皇上帝) 처분(處分)이요 / 이 몸이 싀여져도
옥황상제(玉皇上帝) 처분(處分)이라 / 노가디고 싀어지여 혼백(魂魄)조차 흣터지고 / 공산(空山) 촉루(髑髏)가치 님자 업시
구니다가 / 곤륜산(崑崙山) 제일봉의 만장송(萬丈松)이 되여 이셔 / 바람비 쁘린 소리 님의 귀예 들니기나 / 윤회(輪回)
만겁(萬怯)하여 금강산(金剛山) 학(鶴)이 되어 / 일만(一萬) 이천봉(二千峯)의 마음껏 소사 올나 / 가을 달 발근 밤의 두어
소리 슬피 우러 / 님의 귀의 들니기도 / 옥황상제(玉皇上帝) 처분(處分)일다
북풍에 혼자 서서 가없이 우는 뜻을 / 하늘 같은 우리 임이 전혀 아니 살피시니 / 목란추국(목란과 가을국화)에 향기로운
탓이런가, / 첩여 소군(한나라 때의 반첩여와 궁녀)이 박명한 몸이런가. / 임금의 은혜가 물이 되어 흘러가도 자취 없고 /
임금의 얼굴이 꽃이로되 눈물 가려 못 보겠구나. / 이 몸이 녹아져도 옥황상제 처분이요 / 이 몸이 죽어져도 옥황상제 처분이라.
/ 녹아지고 죽어서 혼백조차 흩어지고 / 공산 해골같이 임자 없이 굴러다니다가 / 곤륜산 제일봉에 매우 큰 소나무가 되어 있어
/ 바람 비 뿌린 소리 임의 귀에 들리게 하거나 / 윤회 만겁하여 금강산 학이 되어 / 일만 이천 봉에 마음껏 솟아올라 / 가을
달 밝은 밤에 두어 소리 슬피 울어 / 임의 귀에 들리게 하는 것도 / 옥황상제 처분이겠구나.
[결사] : 원한에 쌓인 자기의 심정을 안타까워하면서 만일 누구든 제 뜻을 알아주는 이만 있다면 평생을 함께 사귀고 싶다고 함
한(恨)이 뿔희 되고 눈믈로 가디 삼아 / 님의 집 창 밧긔 외나모 매화(梅花) 되여 / 설중(雪中)의 혼자 픠여 침변(枕邊)의 이위난 듯 / 월중소영(月中疎影)이 님의 옷의 빗취어든 / 어엿븐 이 얼굴을 네로다 반기실가 / 동풍(東風)이 유정(有情)하여 암향(暗香)을 불어 올려 / 고결(高潔)한 이 내 생계 죽림(竹林)의나 부치고져 / 뷘 낙대 빗기 들고 뷘 배랄 혼자 띄워 / 백구(白溝) 건네 저어 건덕궁(乾德宮)의 가고지고 / 그려도 한 마음은 위궐(魏闕)의 달녀 이셔 / 내 무든 누역 속의 님 향한 꿈을 깨여 / 일편(一片) 장안(長安)을 일하(日下)의 바라보고 / 외오 굿겨 올히 굿겨 이 몸의 타실넌가 / 이 몸이 전혀 몰라 천도(天道) 막막(漠漠)하니 / 물을 길이 전혀 업다 복희씨(伏羲氏) 육십사괘(六十四卦) / 천지만물(天地萬物) 상긴 뜻올 주공(周公)을 꿈의 뵈와 / 자시이 뭇잡고져 하날이 놉고 놉하 / 말 업시 놉흔 뜻을 구룸 우희 나난 새야 / 네 아니 아돗더냐 어와 이 내 가삼 / 산(山)이 되고 돌이 되여 어듸 어듸 사혀시며 / 비 되고 믈이 되어 어듸 어듸 우러 녤고 / 아모나 이 내 뜻 알 니 곳 이시면 / 백세교유(百歲交遊) 만세상감(萬世相感) 하리라
한이 뿌리 되고 눈물로 가지 삼아 / 임의 집 창 밖에 외나무 매화 되어 / 눈 속에 혼자 피어 베갯머리에 시드는 듯 / 드문드문 비치는 달그림자가 임의 옷에 비취거든 / 불쌍한 이 얼굴을 너로구나 반기실까 / 동풍이 유정하여 매화향기를 불어 올려 / 고결한 이내 생애 죽림에나 부치고 싶구나. / 빈 낚싯대 비껴 들고 빈 배를 혼자 띄워 / 한강 건너 저어 건덕궁(옥황상제가 거처하는 곳)에 가고 싶구나. / 그래도 한 마음은 조정에 달려 있어 / 연기 묻은 도롱이 속에 임 향한 꿈을 깨어 / 일편장안을 일하에 바라보고 / 외로 머뭇거리며 옳이 머뭇거리며 이 몸의 탓이런가. / 이 몸이 전혀 몰라 하늘의 이치가 아득하여 알 수 없으니 / 물을 길이 전혀 없다. 복희씨 육십사괘 / 천지 만물 생긴 뜻을 주공을 꿈에 뵈어 / 자세히 여쭙고 싶구나. 하늘이 높고 높아 / 말없이 높은 뜻을, 구름 위에 나는 새야 / 네 아니 알겠더냐. 아아 이내 가슴 / 산이 되고 돌이 되어 어디어디 쌓였으며, / 비가 되고 물이 되어 어디어디 울며 갈까. / 아무나 이내 뜻 알 이 곧 있으면 / 영원토록 사귀어서 영원토록 공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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