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강] 김종서 -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朔風(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明月(명월)은 눈 속에 찬데
萬里邊城(만리 변성)에 一長劍(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몰아치는 북풍은 나뭇가지를 스치고 중천에 뜬 밝은 달은 눈으로 덮인 산과 들을 비쳐 싸늘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 때 멀리 떨어져 있는 변방(국경) 성루에서 긴 칼을 짚고 서서,// 휘파람 불어치며 큰 소리로 호통을 치니,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소리에 감히 대적하는 것이 없구나.
○ 지은이
김종서[金宗瑞 , (1390~1453). 字는 국경(國卿), 號는 절재(節齋).
세종대왕의 명을 받들어 여진족의 변경 침입을 격퇴하였고, 육진을 설치하였으며, 압록강 . 두만강을 경계로 하는 국경선을 확정 하였다. '고려사'를 개수 하였고, '세종실록'의 편찬을 감수하기도 하였다. 지용(智勇)을 겨비한 명장으로, 왕위를 노리던 수양대군에 의하여 두 아들과 함께 피살 되었다.
○ 말 뜻
* 삭풍(朔風) : 북쪽에서 불어오는 매섭고 찬바람. 북풍. "삭朔'은 북쪽을 뜻한다.
* 만리변성(萬里邊城) :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국경 근처의 성. 곧 지은이가 개척하고 지키 던 두만강 가까이에 있는 6진을 가리킨다.
* 일장검(一長劍) : 한 자루의 긴 칼.
* 긴 파람 : 길게 내부는 휘파람.
* 큰 한소리 : 크게 한 번 외치는 소리.
* 거칠 것이 없에라 : 가로막을 것이 없도다 ! '~에라'는 감탄형 종결 어미다.
◈ 작 자 : 김종서(1390∼1453)
◈ 출 전 : <청구영언>
◈ 종 류 : 평시조
◈ 성 격 : 호기가(豪氣歌), 충절의 노래, 의지적,
남성적, 우국적
◈ 제 재 : 만 리 변성(邊城)
◈ 주 제 : 대장부의 호방(豪放)한 기개(氣槪)
[이해와 감상] 작자는 44세에 함경도 관찰사가 되어 야인(野人)을 물리치고 육진을 설치, 두만강을 경계로 국경선을 확정시켰다. 초장에서 '삭풍(朔風)'과 '명월(明月)'을 對句적 표현으로 겨울 밤 변방의 분위기를 제시하고, 중장에서의 '일장검'은 장부가(丈夫歌)의 호기(豪氣)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으며, 종장에서는 통쾌한 장부의 기상을 직설적으로 노래했다.
○ 감 상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북풍은 앙상한 나뭇가지에 윙윙 불어대고, 겨울 밤의 밝은 달은 하얀 눈으로 뒤덮인 대지를 차갑게 비춘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국경 지대에 있는 외딴 성에서 큰 칼을 힘주어 짚고 서서, 북방을 노려보며 긴 휘파람과 크게 한번 질러 보는 고함 소리에 거칠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
북풍이 나뭇가지를 울리고, 흰 눈이 온 천지를 뒤덮은 겨울밤 달 밝은 황량함에, 변경을 지키며 오랑케를 노려보고있는 용맹한 장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감격적인 체험이 낳은 시는 이다지도 절절한 것인가. '호기가(豪氣歌)'라는 이름이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다.
[출처]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 김종서(金宗瑞)|작성자 꽃 미남
'1교시 국어영역 > 고전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강] 김인겸 - 일동장유가 (0) | 2008.12.30 |
---|---|
[12강] 이순신 - 십 년을 가온 칼이 (0) | 2008.12.30 |
[12강] 望嶽 망악(태산을 바라보며) - 두보 (0) | 2008.12.30 |
[12강] 잠령민정(蠶嶺閔亭) - 임제 (0) | 2008.12.30 |
[12강]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 / 을지문덕 (0) | 2008.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