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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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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효과적인 표현
보충학습 - 안톤 슈나크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혼자하기 2.

어느날 올려다 본 파아란 가을하늘이 슬프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며 흘려보내는 시간동안 저렇게나 예쁘게 빛나는 하늘을 보지 못하고 지내왔다는 것이 슬프다.
나를 따사로이 비추는 햇살이 슬프다.
똑같은 일상 속에서 정말 마음껏 웃은 적이 언제인지...
우중충하게 구름 낀 날처럼 흐린 내 얼굴을 환하게 비추는 햇살이 슬프다.
눈을 감고 있을 때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슬프다.
친구들의 웃음소리, 바람소리, 시끄러운 소음, 수다스러운 아이들의 말소리...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잘만 돌아가는 세상이 슬프다.
내가 사라져버려도 변함없을 세상이 슬프다.
수많은 노래 중 문득 들려오는 가사가 슬프다.
나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괜히 한 쪽 가슴깨가 뻐근해지는 것이 참 슬프다.
정신없이 쏟아 내리는 빗소리가 슬프다.
괜히 빗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눈을 감고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어도 그냥 슬프다.
가끔은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슬프다.
너무나 순수하고 해맑아서 슬프다.
그렇지 못한 나라서 슬프다.
내 혼잣말소리가 슬프다.
아무도 내 곁에 없을 때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는 내 혼잣말이 슬프다.
목소리가 너무 젖어있어 나 혼자 말하고 혼자 운 적이 도대체 몇 번인지...
'힘들다...' 이 한마디에도 참 슬펐다.
다가오는 겨울 차가운 바람이 슬프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다보면 온몸이 으슬으슬 떨린다.
아무 온기 없이 떨고 있는 나.
왠지 홀로 이 세상에 버림받은 것 같아 슬프다.
언제나 웃고 있는 삐에로가 슬프다.
어쩌면 요즘 사람들은 모두가 삐에로 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숨기려 웃고 있는 모두가 그 중 하나인 내가 슬프다.
아무도 모르게 홀로 흐느끼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슬프다.
차라리 내 앞에서 울지 홀로 울고 계신 어머니의 뒷모습은 정말 슬프다.
'외로움', '슬픔' 이라는 감정을 좋아하게 되어버린 내가 슬프다.
언젠가부터 홀로 아무 생각없이 노래를 들으며 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홀로, 나 혼자라는 거 좋아하면 안되는데...
큰일이네^^(하지만 나는 웃는 내가 가장 좋으니까^^)
멈출 줄 모르고 흘러만 가는 시간, 믿기지 않을 만큼 크나큰 행운, 아무 걱정 없는 행복, 새로운 만남...
끝이 있기에 슬픈 것들.
정, 사랑, 아픔, 추억, 눈물...
끝이 없어 슬픈 것들.
모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다.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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