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해 보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안락한 생활을 하는 농부가 있었다.
그가 편안히 지내는 것은 첫째, 부지런히 일한 덕택이고
둘째, 걱정없이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위 사람 모두 날씨가 어떻고, 경제가 어떠며,
심지어 세계정세가 어떻다느니 하면서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농부는 세상 사람이 다 걱정을 하는 모양인데 자신만 안 하면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걱정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농사를 떠올렸다.
'올해 흉작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했다.
그럼 큰일이었다.
'대풍작이면?' 값이 떨어질 게 뻔했다.
'비가 안 오고 가문다면?' 당연히 추수할 것이 없을 터였다.
'비가 너무 많이 온다면?' 홍수에 작물이 몽땅 떠내려갈 것이다.
'병으로 일을 못하게 되면?' 역시 힘들 수밖에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걱정거리만 늘었다.
다음 날, 농부는 이웃에게 자기가 깨달은 것을 말했다.
"내가 하루 종일 걱정해 봤는데 무엇 하나 좋은 일이 없더구만.
그래서 난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네."
-좋은생각 이천십사년 십일월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