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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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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1. 27.(수요일)

'홧병'은 사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우리가 자주 쓰는 낱말로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으로 분노의 억제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며칠 고민을 좀 하고 신경을 썼더니 속이 쓰리네요.
더부룩하다가 쓰리고... 입맛도 없고...

'속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몸속의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위장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홧병'은 사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우리가 자주 쓰는 낱말로 
한국문화 특유의 분노증후군으로 분노의 억제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미국정신의학회가 1995년에 '홧병(hwa-byung)' 이란 낱말을 정신의학용어로 공식 등록하면서 그런 정의를 내렸다고 하네요.

속병이나 홧병은 위장병 같은 병의 한 종류겠죠.

'속앓이'는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하여 생긴 마음의 심한 아픔을 뜻하는데,
사전에 따라 오르지 못한 예도 많습니다.
안타까워 마음속으로만 애달파하는 일을 뜻하는 '가슴앓이'도 '속앓이'와 비슷한 뜻입니다.

속앓이, 가슴앓이도 멋진 우리말이지만,
끌탕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속을 태우는 걱정"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요즘 끌탕 중인데, 이 일이 쉽게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일을 매듭지어지지 않고 질질 끄니 제 속만 타고 속앓이에 가슴앓이를 하느라 속병이 생긴 것 같습니다.
홧병까지는 아니지만... ^^*

고맙습니다.


보태기)
우리말 바로쓰기 사전(김정섭)에는 '홧병'이 올라 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 큰사전에 '속앓이'는 '속병'의 오용어로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폼' 버리고 '품' 잡게요]

어제 어떤 분을 만났는데
별것도 아닌 것으로 폼 잡는게 영 눈에 거슬리더군요.
좀 겸손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은데...

흔히,
'폼 잡는다'는 말을 합니다.
그는 사진기를 폼으로 메고 다닌다, 지금 한창 낮잠 자려고 폼 잡고 있을 텐데..., 그 투수는 공을 던지는 폼이 안정되어 있다처럼 씁니다.

이 폼은
영어 form에서 온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있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자세'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뜻하는 '자세'도 姿勢로 한자어입니다.
일본어투 낱말이나 영어를 다듬으면서 이왕이면 우리말로 다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어에서 온 '폼'과 거의 같은 뜻의 낱말이 '품'입니다.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죠.


말하는 폼이 어른 같다, 생긴 폼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폼이 어른 같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폼' 대신 '품'을 써도 뜻은 같습니다.
말하는 품이 어른 같다, 생긴 품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품이 어른 같다...
다른 게 없죠?
이렇게 낱말 꼴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한데 왜 사람들은 '폼'만 쓰고 '품'을 쓰지 않을까요?
폼 잡다, 폼 재다는 말은 써도,
품 잡다, 품 재다는 말은 안 쓰잖아요.
아마 누군가 그렇게 쓰면 우리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누가 그 까닭을 좀 설명해 주실래요? ^^*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외래어를 쓰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 보석을 버리고 미국 어느 산골짜기에서 주워온 허드렛돌을 품고 다니면서 자랑할 겁니다.
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이거 미제라면서.........

우리말123

보태기)
'품'과 같은 뜻의 낱말이 '품새'입니다.
설마 '폼 잡다'보다 '후카시 잡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ふかし[후카시]가 일본어 찌꺼기라는 것은 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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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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