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재 아이들 3 - 성배
좋은글좋은생각 / 2012. 1. 4. 11:37
박달재 아이들 3 - 성배
성배는 흔히 하는 말로 지진아다
성배의 평균 점수는 대개 20점 미만이다
그래도 성배는 제 답안지에 번호 이름을
꼬박꼬박 적어서 내고
0점을 받아도 남의 걸 훔쳐 쓰진 않는다
가끔, 보다 못한 감독 선생님이 슬그머니 답을 알려 주어도
성배는 결코 그 답을 받아쓰는 일이 없다
그냥 틀리고 만다
그런 성배 녀석이 좋다
공부 못한다고 아무도 성배를 나무라지 않는다
애당초 시험 점수하고 성배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일 말고
우리가 그렇게 기를 쓰며 배워야 할 게
또 무어란 말인가
성배의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착하고 정직한 성배의 눈을 볼 때마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착하고 정직하게 사는 일 말고
진정 우리에게 중요한 게 또 무언가라고.
-김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