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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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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 커플이 있다.
요즘 그들은 지옥 체험에 가까운 갈등 속에 놓여 있다.
한 집안에서 각방 별거를 하며,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서로 부딪히는 것조차 피하고 있는 상황.
너무 잘 어울린다는 부러움 속에서 사랑을 이어가던 그들을 이토록 갈라서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녀는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몇 날 며칠이고 입을 다물어 버리는 그를 이제는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화 자체를 거부해 버리는 그에게 이제는 인간적인 비참함까지 느끼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는 그녀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친구들 앞에서는 애써 꺼내 놓는다.
한두 번 말했는데 지켜지지 않으면 계속 말하기 싫어진다고.
아주 작은 것도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겠냐며.

그녀는 또 말한다.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돈 한 푼 없는 그를 오직 사랑 하나만 보고 선택했다고.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그도 또 말한다. 자신은 왜 매번 여자와 사랑을 시작하면 힘들게 될까, 라고.

슬프다, 어긋나 버린 사랑이 훑고 지나가는 자리들이.
상처를 치유받고자 사랑을 시작했는데 그 사랑이 더 큰 상처를 입히는 허다한 경우를 보면서, 또 내가 그것을 겪으면서 가슴을 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똑바로 보고자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은 사랑이 확실할까?
혹시…. '거래'가 아니었을까?
네가 나를 사랑하는 동안만 나도 사랑을 하겠다는 거래.
네가 나에게 잘해 주는 동안만 나도 애써 보겠다는 거래.
혹은, 내가 좋아했던 너의 부분이 지속되는 동안만 네곁에 머물겠다는 거래.

어쩌면 우리가 매번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지 모른다.
사랑이라고 착각한 거래의 감정이라는 단추를.
가만히 살펴봐야 할 때다.
그것은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의 내면을 고요히 들여다 봐야 하는 과정이다.
내 안의 나는 사랑을 하고자 했던가, 거래를 하고자 했던가.

-권소연 님 | 《사랑은 한 줄의 고백으로 온다》 저자 

*행복한 동행 이천십일년 사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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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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