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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께끼다]
어젯밤에 축구 보셨어요?
참으로 멋진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역시 히딩크 감독입니다.
덕분에, 아니 그 핑계로 어제 오랜만에 노래방에까지 갔습니다.
저는 노래방에 가면,
엽전 열닷 냥, 고향무정, 흙에 살리라...뭐 이런 노래만 부릅니다.
제가 아는 노래가 그거밖에 없어서...
노래 부르는 저야 신이 나서 부르지만,
듣는 사람들은 좀 짜증 나겠죠.
급기야 어제는,
친구가 '어머나'를 선택해 놓고 저더러 무조건 그 노래를 하라더군요.
괜히 남들 기분 망치지 말고 이 노래하라면서...
'알았어, 그럼 이 노래를 부를 테니까 좀 께껴줘, 알았지?'
'뭐라고?'
'내가 잘 모르면 좀 거들어주라고...'
'께끼다'는 말 아세요?
국어사전에 보면 세 가지 뜻이 나옵니다.
1. 방아질이나 절구질을 할 때, 확의 가장자리로 올라오는 낟알 따위를 안으로 밀어 넣다.
2. 노래나 말 따위를 옆에서 거들어 잘 어울리게 하다.
3. 모르는 것을 옆에서 거들어 대어 주다.
제가 노래방에서,
'좀 께껴줘'라고 말한 것은,
'내가 이 노래를 잘 모르니 옆에서 좀 거들어주라'는 뜻입니다.
'남이 하는 일을 함께 하면서 돕다'는 뜻의 '거들다'도 좋은 우리말이지만,
'께끼다'도 그에 못지않은 좋은 우리말입니다.
가끔 써보세요.
참, 어제 부른 '어머나' 점수가 98점이었습니다.
오늘은 어디 가서 축구경기를 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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