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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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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2 선생과 제자

선생과 제자

일상 / 2010. 6. 22. 11:13
학교로 전화가 왔다.
제자가 나를 찾는다는 것이다.
제자가?
누가?
뜻밖에 그 제자는 내가 2004년 2학년 국어생활 시간에 화암고에서 가르쳤던 여학생이다.
대뜸 자기를 기억하냐고 물었다.
물론 기억하고 있다.
그때 한창 카페에 수업일기 수행평가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진쥬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일기를 쓰던 예쁘장하던 여학생.
그 여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단다.
역사교육과라.
이왕이면 국어교육과나 영어교육과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자신의 관심과 성적을 고려하여 역사교육과에 들어간 것 같다.
그리고 졸업하는 해에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단다.
공부가 잘 안 되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고시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머리를 식힐겸 울산에 내려왔다가
내 생각이 나서 찾아오겠다고 했다.
선생님이 되겠다니 날 찾아왔겠구나.
그리고 그 많은 선생님들 중에서 나를 기억하고 찾아와 준 것이 고마웠다.
다른 학생들도 내 생각을 가끔 할까 모르겠지만, 찾아오기로 마음 먹기까지는 어려울 것 같은데,
선생님이 되려고 보니 찾아올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시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조언이나 격려의 말 위주로.
아니면 딱히 할 말이...
3학년 때는 수업도 들어가지 않았고, 담임도 아니었으니 뭐 특별히 할 얘기가 있을까.
이것이 비담임의 비애?
이런 것이 선생으로서의 보람인가 생각해 봤다.
학생이 날 찾아왔다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 아마 이것이 선생으로서의 보람인 모양이다.
요즘 수업도 잘 안되고 애들도 실망스럽고 해서 좀 지쳤었는데,
역시나 나에게 힘을 주는구나.
일전에도 메일로 나를 격려해 준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내가 만나는 모든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든 나를 기억한다는 것.
이왕이면 그 친구들에게 좋은 선생님, 최고의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내 처음 선생이 되고 싶었던 이유처럼,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보자는 것.

다음에 합격하면 밥을 한번 사마 하고 헤어졌다.
시험을 잘 보라며.
그래 올해는 너도 그렇고 예슬이도 그렇고 시험에 떡~ 붙어서 기분 좋게 밥 한 끼 함께 했으면 좋겠구나.
다들 힘내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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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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