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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사랑 노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18 황동규 - 조그만 사랑 노래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 과거와 현재의 단절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 암담하고 끔찍한 현실 상황 - 미래와의 단절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란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 암담하고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자각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암담한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감


 주제 - 암울한 시대 상황과 지식인의 불안한 내면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


[어·구 풀이]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 '어제를 동여맨 편지'는 과거와 현재의 단절을 암시한다. 어제와 오늘은 시간적으로는 연속된 것이지만, 때로 어떤 급격한 사회, 정치적 변화(예컨대 쿠데타나 혁명 같은) 때문에 어제와 오늘이 질적으로 전혀 다른 것으로 파악될 수도 있다. 다음의 두 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는 어제와 오늘의 단절이 다시 오늘과 내일을 단절시키는 상황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뒤따르던 길'이 '어제'와 유사한 시적 의미를 지닌 것이라면 '길 아닌 것'은 장차 '길'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지닌 것,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 여기서 '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얼굴을 가렸다'는 진술을 통해서 뭔가 끔찍하고 참혹한 상황이나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스러운 상황을 연상할 수 있다. 대개 얼굴을 가리는 것은 눈앞의 상황이 끔찍하거나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수치스러울 때이기 때문이다.

   사랑한다∼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 '사랑'의 대상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문맥으로 미루어 앞에서 말한 '어제', '뒤따르던 길', '길 아닌 것', '돌' 등이 모두 그 대상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이나 '깨어진 금' 같은 구절은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암시한다. 앞에서 사랑의 대상이 명시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랑의 대상은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 훼손된 가치들이나 고통당하는 모든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성긴 눈 날린다∼몇 송이 눈

- '눈'은 땅 위에 내려앉을 때 비로소 안정된 상태에 도달한다. 그러나 이 시의 '눈'은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 다니는 눈'이다. 그런 점에서 '눈'은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는 시적 자아의 내면이 투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기서의 '눈'은 앞의 '돌'과는 달리 '눈 뜨고 한없이 떠다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시적 자아의 불안과 동요가 눈앞의 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가 그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주지적

   운율 - 내재율

   어조 - 애상적인 어조

   제재 - 대상(임 또는 민족)에 대한 사랑

   주제 - 암울한 시대 상황과 지식인 불안한 내면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제목이 의미하듯 일종의 '사랑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연시(戀詩)는 대개 실연의 상처를 노래하거나 사랑의 대상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표현함으로써 임을 떠나 보내고 혼자 남은 자의 고독과 상처를 드러내는 특징을 갖는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누가 떠났고 누가 남았는지 분명하지 않다. 단지 실연이라는 상황에 두 사람 모두 연루되어 있음을 암시할 뿐, '어제를 동여맨 편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편지는 두 사람의 행복했던 어제와 내일을 단절시키는 편지일 것임은 분명하다. 그 어제의 사라짐과 함께, 길과 길 아닌 것, 즉 어제의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어제의 사라짐은 '어린 날 /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는 이미지와 연관된다. '돌'이 어린 날의 어떤 특정한 추억과 관련된다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는' 돌의 상태는 분명 그 추억이 더 이상 행복하거나 자랑스러운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깨어진 금들'은 바로 이러한 깨어진 추억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으로, 추억의 그 빈 자리엔 이제 '몇 송이 성긴 눈'만 날릴 뿐이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 다니는' 눈은 화자가 아무리 '사랑한다 사랑한다' 외쳐 보아도 결코 실현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임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그렇다면, 이 화자가 갖는 그 비극적 운명은 무엇일까? 이 시가 창작된 70년대 초 암울했던 현실 상황과 관련한다면 '어제를 동여맨 편지'나 '문득 사라진 길'은 지난날 추구해 오던 가치가 억류되었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로 상징된 사회적 상황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화자는 바람직한 방향과는 어긋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을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는 돌과 '한없이 떠 다니는' 눈송이의 이미지를 통해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랑 노래'는 한 개인에게 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국가와 같은 공동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조그만 사랑'이 아닌 '큰 사랑'으로 심화, 확산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 참고 자료♧


1. 황동규의 작품 세계


그의 시는 주로 현대적 지식인이 느끼는 섬세한 서정을 이미지즘적인 기법을 빌려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행을 통해 외면적 풍경을 묘사하되 단순히 그 풍경들이 외면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황량하고 삭막한 내면의 풍경들을 드러내는 데 그의 일정한 시적 성취를 보여 주고 있다. 황동규의 초기시에서 구체적 사물들은 시인의 내면적 정서를 나타내 주는 객관적 상관물로 드러난다. 시인의 내면적 심정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거나 표현하지 않고 사물을 통해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영미 주지시의 전통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초기시에서는 어지럽고 가혹한 현실에서도 함부로 동요하지 않는 자아의 근원적인 몸짓을 탐구한다. 이러한 자아에 대한 끈질긴 추구는 『비가(悲歌)』 등의 작품에서 일관되어 나타나고 있고 특히 자아의 근원적인 것의 추구에서 얻은 고통, 부재, 그리움 등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페쇄된 자아의 내부에서가 아니라 자아를 둘러싼 현실의 부조리, 어둠 등과의 관계에서 극복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러다 『허균』, 『열하일기』 등의 연작시에 와서는 사회와 현실의 긴장 관계로 발전되고 있다. 황동규 시의 핵심에는 자아와 현실사이의 갈등이 도사리고 있으며 꿈과 이상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부정이 시적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즉, 그는 현실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고통스러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시적 주제로 삼았던 것이다. 『태평가』를 비롯한 『삼남에 내리는 눈』은 이러한 주제를 담고 있으며 시적 감정을 통어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반어적인 울림으로 드러난 경우이다. 후기에 이르러 한층 유연해진 황동규의 어법은 『풍장』연작시에서 삶과 죽음을 하나로 감싸안으며 죽음의 허무를 초극한다. 죽음에 대한 명상으로써 삶의 무게를 덜고 나아가 죽음조차 길들이겠다는 의미의 자유분방한 표현을 담고 있다.


2. 황동규와 모더니즘 시


황동규는 시선집 「열하일기」의 저서에서 나름대로의 시적 규범을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시인은 살아있는 이미지 틀을 시대에 부여한다. 행동의 차원에서 볼 때 이미지들은 언제나 나약하고 불만스럽고 유동적이다. 그러나 일단 이미들에서 벗어날 때 모든 것은 구호로 정착된다. 살아있는 강물이 과거의 지도에 정착되는 것과 같다.


시대를 포기하든가 이미지를 포기하면 마음의 고통을 추억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 시인의 특권임을 어찌하냐 (중략) 나는 자세 대신 이미지만을 계속 보려 한다. 하지만 자세와 관련없는 이미지는 또 어디 있을 것인가>


인용문을 통해 환기되는 황동규시의 요체는 시의 본질에 대한 확신임을 알 수 있다. 이 시인 역시 <시대>에 대한 갈 등을 반영하면서 <시대>로 진술된 현실에 대한 자세를 통하여 그리고 <이미지>와 <자세>의 융합을 기대함으로써 우리 시를 위한 신뢰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황동규 시에서는 <시대>에 대처하는 무기로서 시의 형식이 활용되는 것을 단호히 배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황동규시의 표적은 철저하게 개인의식에 바탕하고 있다. 이 시인의 개인 의식은 외적 반응보다 내적인 세계의 표출로부터 점차로 외면 세계에 관련된 상상력을 진작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황동규의 시에서 긴요하게 추구되는 초점을 사유적 편린보다는 표현의 긴밀성에서 포착되는 바가 우세하다. 이는 <이미지>가 중심이 되어 <자세>를 종속적으로 조화시키고자 하는 시적 자세에서 잘 드러난다. 이러한 <이미지>에 대한 엄밀한 표현에의 밀도와 긴박감을 뒷받침한다고 보겠다. 황동규시의 지적 운용은 모더니즘류의 전형화를 깨뜨리면서 서정적 관심을 배면에 깔고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의 의표를 끌어내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이 시인은 언어구사의 측면에서 장인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 언어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항시 언어결속의 포괄적인 형태로서 지적 감수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시인은 의미와 표현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려는 희구를 보여준다.


3. 1960년대 이후의 모더니즘 시


모더니즘 시가 근대의 산업 문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대는 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930년대의 한국 모더니즘 시는 다분히 서구의 모더니즘 시를 무비판적으로 모방하는 데서 비롯되었으므로 우리의 현실과는 유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의 모더니즘 시도 비록 전쟁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언어의 실험을 통하여 이전의 모더니즘 시를 한 차원 높게 끌어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현실과는 유리된 관념적 성격을 지닌 것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본격화된 산업화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근대 문명을 시인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전통적 질서의 급격한 붕괴와 농촌의 해체, 도시의 급속한 팽창과 기계 문명의 발달 등이 그것이다. 황동규, 정현종, 김영태, 오규원, 이승훈 등 1960년대 이후의 모더니스트들은 언어와 형식에 대한 실험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여 산업화 사회에서 새로운 시의 미학을 확립하였다. 이들은 관념의 세계를 감각적 언어를 통하여 구체화하는 작업이나, 언어 자체에 대한 지적 추구, 산업 사회에서 파생되는 인간 존재와 가치의 왜곡화에 대한 지적 비판을 추구해 왔다.


황동규 님의 시 '조그만 사랑노래'는 시의 표현기법 중 '낯설게 하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 '눈 뜨고 떠다니는 눈' 등을 통한 시어를 살펴보면, 다른 시에서 보아오던 '정형화' 된 표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납니다.


일상어 풀이에 앞서 시의 내용을 먼저 파악해 봅시다. 시의 내용을 알아야 풀이를 할 수 있으니까요.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늘 그대 뒤를 따르던/길 문득 사라지고/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 1~4행 사랑했던 과거와의 단절


여기저기서 어린 날/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 5~7행 암담하고 끔찍한 현실 상황 묘사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 8~9행 절망적 현실에 대한 자각


성긴 눈 날린다/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몇 송이 눈.


: 10-13행 암담한 현실에서 오는 불안감



그러면 시어들을 일상어로 풀이해 봅시다.


1. 제목 - '조그만 사랑 노래' : 이별을 통보 받았으나 사랑은 계속 이어가고 싶은데, 화자가 처한 상황이 암담하여 사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고, 따라서 부르는 노래가 조그맣다는 의미.


2. 1행-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 어제를 동여맨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 즉, 사랑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과거로 남았음을 말하는 것.


3. 4행-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 길이 사라진 것은 '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끊어진 것인데, 길 아닌 것도 사라졌다는 것은 길이 될 수 있는 가능성마저 끊어졌다는 것으로 '그대'와 관련된 기억이나 추억도 끊어졌음을 뜻 함.


4. 5행- '어린 날', 6행-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 '어린 날'은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이며,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은 즐거웠던 기억을 말하는 것임. 단절을 선언하는 편지를 받고 과거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음.

7행-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 사랑했던 기억조차 이제는 더 이상 떠올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에 대한 절망.


9행-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 깨어진 사랑의 모습을 비유한 말. 사랑한다고 되뇌이며 사랑을 현실로 옮겨 보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함.


10행- '성긴 눈 날린다' : 화자의 작은 희망, 즉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눈'으로 표현하고 있음. 그러나 '성긴 눈'이나 '한없이 떠다니는 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을 의미.


인터넷으로 이 시의 이해와 감상을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어 올려봅니다.


<조그만 사랑 노래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투명한 명료성과 간결한 사생력으로 숨겨진 마음의 상태를 정교한 언어로 형상화하였다. 사물 자체의 정지와 움직임을 그대로 포착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상태까지 살갑게 표현한 경지가 사뭇 범상치 않다. 천지가 흰 눈으로 덮여 사물과 경계가 없어진 상태에서 혼자만이 깨어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려는 투명한 정신의 지향을 '눈'이란 상관물을 통해 드러내었다. 즉 지상에 매여 있기를 거부하고 내려앉기를 겁내는 '몇 송이 눈'은 화자(시인)의 정신의 자유로움을 지향하려는 태도의 반영인 것이다. 또 그것은 일상화되는 것을 거부하려는 정신의 고고한 모습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 국가와 같은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토로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서정적 화자는 짙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의 서정적 화자가 이런 정서를 느끼는 것은, 이 작품이 제작된 1972년 무렵의 우리 공동체가 바람직한 방향과는 어긋난 방향으로 움직여 나갔다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고 한 것은 지난 날 추구해 오던 가치가 이제는 억류된 상황을 의미하며, '길 문득 사라지고'라고 노래한 대목도 같은 사정을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서정적 화자가 느끼는 안타까움과 슬픔은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는 돌들과 '한없이 떠다니는' 눈송이의 심상들을 통해 나타나 있다.

내용출처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문학, 본인의 의견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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