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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쌀 이름

우리말사랑 / 2011. 12. 23. 12:14
일찍 여문 벼에서 수확한 쌀은 오례쌀,
벼 겉껍질인 왕겨만 벗긴 것은 매조미쌀이다.
차진 정도에 따라 찹쌀과 멥쌀(입쌀 또는 도미)로 나누기도 한다.
궂은쌀은 잘 쓿지 않아 빛이 깨끗하지 않고 겨가 많이 섞인 쌀,
물계는 질 나쁜 쌀알을 일컫는다.
등겨가 벗겨지지 않은 채로 섞인 벼 알갱이는 뉘라고 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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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대다/삐대다

우리말사랑 / 2011. 12. 21. 09:2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빠대다/삐대다]

눈이 좀 덜 내리네요.
오전에 넉가래로 실험실 앞에 있는 눈을 좀 치웠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이라 많은 사람이 빠대고 다녀,
발자국이 난 곳은 눈이 굳어서 잘 밀리지 않네요.

'빠대다'는 말 아시죠?
"아무 할 일 없이 이리저리 쏘다니다."라는 뜻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허구한 날 빠대는 것도 못할 노릇이다처럼 씁니다.
발음이 강해서 좀 어색한 감도 있지만, 순 우리말이고 표준어입니다.

'빠대다'와 발음이 비슷한 '삐대다'도 표준업니다.
"한군데 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라는 뜻으로,
선배에게 삐대다. 하는 일 없이 남의 집에 오래 삐대고 있을 수도 없었다처럼 씁니다.
마찬가지 순 우리말이자 표준어입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발자국이 없는 눈 위를 빠대보세요.
오랜만에 '뽀드득' 눈 밟는 소리도 들어보시고... 
저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삐대다 늦게 들어갈 것 같네요. 

퇴근길 조심하세요.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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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별(拜別)은 존경하는 사람과의 작별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봉별(奉別)은 윗사람과 헤어짐을,
결별(訣別)은 기약 없는 이별을,
유별(留別)은 떠나는 사람이 남은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을 뜻한다.
석별(惜別)은 서로 애틋하게 이별하는 것을,
몌별(袂別)은 섭섭하게 헤어짐을 뜻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십일월호 중에서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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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습니다.'는 윗사람의 지시나 물음을 이해하고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다.
반면 '알겠습니다.'는 '알 것 같습니다.'라는 추측의 뜻으로 쓰인다.
"그게 무엇인지 알겠니?" 처럼 묻는 경우에 답하는 말이다.
수긍이나 긍정의 답을 할 때는 "알았습니다."라고 해야한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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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8. 23.(화요일)

이제 곧 방송과 신문에서 살사리꽃이 활짝 핀 길을 소개하겠죠?
그러면서 '코스모스 만개'라는 꼭지를 뽑을 겁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코스모스 만개'라고 제목을 뽑지 마시고
'살사리꽃 활짝'이라고 뽑아 주세요.
만개(滿開, まんかい[망가이])가 일본말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시잖아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도 아들 녀석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이런 기쁨을 맛보는 저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이 참 부드럽고 좋더군요.

우리말에 '건들바람'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건들바람이 부니 일하기에도 훨씬 수월하다처럼 씁니다.
'간들바람'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가볍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라는 뜻인데 '건들바람'과 큰말 작은말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을 하면 코스모스꽃이 생각납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해 원래부터 이 땅에서 자라난 우리 꽃처럼 생각됩니다.
이 코스모스의 순우리말이 '살사리'라고 합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거리고 살살 대는 모습에서 '살사리(살살이→살사리)꽃'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살사리꽃'을 두고 어떤 분은 순우리말이라고 하고, 또 다른 분은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라고도 하고...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살사리꽃'을 뒤져봤습니다.
예전에는 "'코스모스(cosmos)'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그냥 코스모스를 보라고만 나와 있네요.
어쨌든 잘못된 말이니 쓰지 말라는 겁니다.

그럼,
해바라기는 왜 그냥 뒀죠? 
"선플라워(sunflower)의 잘못'이라고 해야 하고,
토끼풀은 "클로버(clover)의 잘못'이라고 풀어야 하지 않나요?

우리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살사리꽃'을 쓰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라일락보다는 수수꽃다리가 더 좋고, 코스모스보다 살사리꽃이 더 아름답습니다.

어제저녁에 만난 한 어르신은 방송에 나온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보시고,
차라리
'계란으로 암벽 격파'라고 쓰지 그랬냐며 쓴소리를 하셨습니다.
좋은 우리말 달걀을 두고 왜 계란이라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곧 방송과 신문에서 살사리꽃이 활짝 핀 길을 소개하겠죠?
그러면서 '코스모스 만개'라는 꼭지를 뽑을 겁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코스모스 만개'라고 제목을 뽑지 마시고
'살사리꽃 활짝'이라고 뽑아 주세요.
만개(滿開, まんかい[망가이])가 일본말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시잖아요.

'코스모스 만개'와 '살사리꽃 활짝'...
제발...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굴레/멍에]

제가 아는 사람 중에 7대 독자가 한 명 있습니다.
얼마 전에 태어난 그 사람 아들은 8대 독자죠.

누군가,
그 사람의 아들은 8대 독자라는 멍에를 쓰고 태어났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요즘은 독자가 많다지만, 그래도 8대 독자는...
묘셔야할 조상만해도... 제사가 몇 건이며, 벌초해야 할 봉은 몇 개 인지...
제가 생각해도 좀 짠하네요. 

오늘은 그 8대 독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굴레가 뭔지 아시죠?
소에 코뚜레를 꿰어 머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동여맨 것을 말합니다.
그 코뚜레로 힘센 소를 힘 약한 사람이 부릴 수 있는 거죠.
그 코뚜레는 소가 어느 정도 크면 채워서 소가 죽을 때까지 차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멍에는 다릅니다.
멍에는, 
달구지나 쟁기를 끌 때 마소의 고개에 가로 얹는 구부정한 나무를 말합니다.
이 멍에는 소의 힘을 빌려 일을 할 때만 소의 목에 겁니다.
소가 태어나서부터 평생 쓰고 있는 것은 아니죠.

굴레와 멍에는 둘 다 소를 속박하는 것이긴 하지만,
굴레는 죽을 때까지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멍에는 일을 할 때만 쓰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보면,
노비의 자식, 살인법의 아들...처럼 내 의지로 평생 벗을 수 없는 게 ‘굴레’고,
남편의 속박, 가난, 친구와 불화...처럼 내 노력에 따라 벗을 수 있는 게 ‘멍에’입니다.
“가난이라는 멍에는 노력하면 벗을 수 있다. 굴레처럼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처럼 쓸 수 있죠.

그럼,
8대 독자는 멍에일까요, 굴레일까요?
제 생각에 그건 부모에게 달렸습니다.

부모가 아들을 하나 더 낳으면 8대 독자에서 벗어나므로(벗어날 수 있으므로) ‘멍에’고,
부모가 애를 낳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평생 8대 독자가 되니, 그것은 ‘굴레’고... 

그나저나,
현재까지 8대 독자인 그 녀석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빕니다.
여러분도 그 아기를 위해 기도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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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편지는 오즈메일러에서 공짜로 보내주십니다.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입니다.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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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님 띄어쓰기

우리말사랑 / 2011. 8. 25. 17:17
[‘씨, 님’ 띄어쓰기]

맞춤법에서 띄어쓰기가 참 어렵죠.

사실 원리는 쉬운데 막상 그것을 적용하면 어렵더군요.
차분히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풀어가기로 하죠.
그게 어디 도망가기야 하겠어요? 

오늘은 호칭어 띄어쓰기를 설명 드릴게요.
며칠 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에서,
‘홍길동의원님’이라고 쓰면 안 되고, ‘홍길동 의원님’이라고 써야한다고 말씀드렸죠?
그 근거로, 한글 맞춤법 제48항에 있는,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라는 구절을 들었고요. 

이를 좀더 자세히 보면,
1. 성과 이름은 ‘홍 길동’으로 띄어 쓰면 안 되고 ‘홍길동’으로 붙여 쓴다.
2. 관직명과 호칭은 앞에 오는 고유 명사와 별개의 단위이므로, ‘홍길동 과장’처럼 띄어 쓴다. 
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씨’나 ‘님’은 어떨까요?
‘홍길동 씨’할 때의 ‘씨’는 호칭이므로 ‘홍길동 씨, 홍 씨, 길동 씨’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님’은 어떨까요? 
씨와 마찬가지로 띄어 씁니다. ‘홍길동 님’이 맞습니다.

다만, 성이나 이름이 아닌 
직위나 신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는 ‘님’은 접미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사장님, 청장님, 과장님, 계장님, 실장님’처럼 써야 합니다.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여 부르는
‘달님, 해님, 별님, 토끼님’의 ‘님’도 접미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좀 정리가 되셨나요?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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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비와 넓이

우리말사랑 / 2011. 8. 24. 17:09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를 이르는 말로 폭을 말한다.
넓이는 면적으로, 일정한 공간이나 범위의 크기를 일컫는다.
책상의 가로 길이는 너비, 책상의 가로와 세로를 곱한 크기는 넓이인 것이다.
너비를 잴 땐 길이 단위(cm, m)를, 넓이를 잴 때는 면적 단위(㎤,㎡)를 쓴다.

-좋은생각 이천십이년 칠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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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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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달리하다/유명을 달리하다]

안녕하세요.

휴가 때 쌓인 편지 가운데,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편지가 있네요.
제가 잘 아는 분인데,
이번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이 전자우편의 제목은 잘못되었습니다.
‘운명(殞命)’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을 뜻합니다.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목숨이 끊어진 것을 달리했다’는 말인데,
좀 이상하잖아요.

운명을 달리한 게 아니라,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 합니다.
‘유명(幽明)은,
“어둠과 밝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당연히,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지,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굳이 ‘운명’을 쓰고 싶으면,
‘운명했다’고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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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7. 12.(화요일)

째는 모조리라는 뜻의 접미사이므로 앞말과 붙여 쓰고,
체는 척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되고,
채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비가 내리네요.
며칠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장마가 끝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째, 체, 채를 갈라보겠습니다.
며칠째 비가 내리다 보니 오늘 아침은 '째'로 밥상을 차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먼저,
'째'는 그대로, 전부, 모조리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사과를 껍질째 먹었다, 약초를 뿌리째 캤다처럼 씁니다.

이와 달리 '체'와 '채'는 매인이름씨(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체'는 거짓으로 꾸미는 태도나 모양을 뜻합니다. '-척'을 생각하면 쉽겠네요.
일하기 싫어서 아픈 체했다, 잘난 체하다 망신 당했다처럼 씁니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옷을 입은 채 물에 들어갔다, 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정리해 보면,
째는 모조리라는 뜻의 접미사이므로 앞말과 붙여 쓰고,
체는 척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되고,
채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오늘처럼 며칠째 비가 오는 날에는
미친 체하고 우산 없이 걸어보면 어떨까요? 아마 감기들겠죠?
그냥 일터에서 의자에 앉은 채로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는 게 낫겠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으시시 >> 으스스, 부시시 >> 부스스 ]

지난주에 힘들었던 게 이번 주까지 오네요.
몸이 춥고 떨리는 게 오한이 났나 봅니다.
춥기도 하고, 머리는 열이 나면서 아프고, 온몸이 욱신거리고...

말 그대로 오슬오슬 떨리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더군요.

그냥 부스스한 얼굴로 사무실에 전화나 한 통 하고 쉴까 하다가,
아직은 그럴 나이가 아닌 것 같아서
물먹은 솜처럼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출근은 했습니다.
아마 오늘 하루 잘 쉬면 좀 나아질 것 같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가관이더군요.
짧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지,
얼굴은 부어있지,
입가에 침 자국은 선명하지...

바로 그런 저의 모습을 보니 떠오르는 낱말이 있더군요.
바로, ‘부스스’입니다.
흔히 그런 경우 ‘부시시하다’고 하는데요.
그건 틀린 말입니다.
‘부스스’한 겁니다.

“차거나 싫은 것이 몸에 닿았을 때 크게 소름이 돋는 모양”도,
‘으시시’한 게 아니라,
‘으스스’한 거죠.

“굵은 물줄기 따위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도,
‘주루루’흐르는 게 아니라,
‘주르르’흐르죠
다만,
“물줄기나 빗물 등이 짧은 데를 빨리 흐르다가 그치는 소리”인
‘주룩’이나 ‘주룩주룩’은 맞습니다.

오늘 비가 온다네요.
창가에 주르르 흐르는 빗방울을 보면서,
옛 애인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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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돌풍

우리말사랑 / 2011. 6. 30. 17:0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6. 29.(수요일)

돌풍이나 광풍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순우리말이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면 좀 알려주실래요? ^^*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모두 피해 없으시죠?

흔히 일기예보에서 '비가 많이 내리고 돌풍이 부는 곳도 있겠으니...'라는 말을 합니다.
여기서 '돌풍'은 
돌바람이 아니라 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을 뜻합니다.
돌풍은
한자로 突風이라 쓰고 일본말로 とっ-ぷう[돕뿌]라고 쓰고 읽는 일본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돌풍과 함께 광풍(狂風)도 실려 있습니다.
미친 듯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을 뜻합니다.
제가 보기에 돌풍이나 광풍이나 다 같은 뜻 같습니다.

돌풍이나 광풍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순우리말이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면 좀 알려주실래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초자류/구라파]

어제 오후에 사무실에서 비커 몇 개를 구입할 일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사야하는지를 알아보니, 초자류는 어디 어디서 구입해야 한다고 알려주더군요.
초자류...

초자(硝子)는,
일본 사람들이 영어 glass를 자기들 발음과 비슷한 한자로 쓴 겁니다.
‘낭만’과 마찬가지로,
쓰기는 硝子로 쓰지만, 읽기는 ‘ガラス[가라즈]’로 읽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한자 그대로 ‘초자’로 읽는 거죠.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낯이 뜨겁네요.
아직도 영어 발음을 따서 만든 일본식 한자를 
우리의 고유한 한자라고 떠벌이는 사람들 앞에서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며칠 전에는 어떤 박사님 한 분이,
자기는 구라파에서 최신 학문을 공부하고 왔다면서 떠벌리더군요.
저는 그 사람의 실력과 상관없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구라파(歐羅巴)도 
영어 Europe을 일본사람들이 자기들 식으로 쓴 겁니다.
비슷한 발음의 한자로 그렇게 쓰고,
읽기는 ‘ヨ-ロッパ[요로파]’라고 읽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나 ‘구라파’라고 떠벌리는지...

오늘은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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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바람

우리말사랑 / 2011. 6. 28. 15:09
여자의 극성스러운 활동을 '치맛바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여성의 활동이 제한돼 치맛바람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대신 '당나귀 바람'이 있었다.
학생의 아버지, 할아버지, 형이 당시 주요 교통수단인 당나귀를 타고 학교에 와서
선생님을 만나 상담하고 대접해 '당나귀 바람' 이라고 불렀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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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질병을 '희귀병' 이라 부른다.
하지만 '희귀'는 '드물 희(稀)'와 '귀할 귀(貴)'로 구성된 한자로
'드물어서 진귀한 것'을 뜻한다.
드물어서 귀하게 대접받는 병은 없으므로 몹시 어색한 말이다.
대신 매우 드물고 적음을 뜻하는 '희소병'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좋은생각 이천십일년 이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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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6. 8.(수요일)

'발기다'나 '발리다'나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두 낱말 모두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발기다'는 쪼개거나 찢는 뜻이 더 있고,
'발리다'는 벗기거나 헤치는 뜻이 더 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버물려 무슨 원장님들이 검찰에 불려 가고 구속되고 그러네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어떻게 된 게 까발리면 까발릴수록 뭔가가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공정사회가 되려면 그런 게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밤송이를 까서 안이 보이게 하거나, 조개를 까서 속살이 보이게 하는 것을 '까발리다'고 합니다.
여기서 뜻이 바뀌어
'까발리다'에 "비밀 따위를 속속들이 들추어내다"는 뜻으로 넓어졌습니다.

이 '까발리다'를 '까발기다'로 잘못 쓰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실은 저도 '까발기다'가 더 입에 익어 있습니다.

사실,
'발기다'나 '발리다'나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두 낱말 모두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발기다'는 쪼개거나 찢는 뜻이 더 있고,
'발리다'는 벗기거나 헤치는 뜻이 더 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우기 쉽게
'찢어발기다'와 '까발리다'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그 진상을 낱낱이 까발려서 옳음과 그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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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깎이

우리말사랑 / 2011. 5. 17. 10:10

[손톱깎이]


게으른 사람은 손톱이 빨리 자란다는데,

어제 문득 제 손톱을 보니 상당히 길어 있더군요.

게으른 태 안 내려고 바로 손 좀 봤습니다.


손톱을 자를 때 쓰는 기구를 뭐라고 하죠?

손톱깎이? 손톱깎기?


연필 깎는 기구는 뭐라고 하죠?

연필깎이? 연필깎기?


‘깎이’와 ‘깎기’는 다릅니다.


‘깎이’는 ‘깎다’라는 동사의 어간에

사람, 사물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겁니다.

때밀이, 구두닦이, 젖먹이,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감옥살이, 가슴앓이 따위죠.

또한,

-이’는 명사, 형용사, 의성어, 의태어 따위에 붙어,

사람, 사물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절름발이, 애꾸눈이, 멍청이, 똑똑이, 뚱뚱이, 딸랑이, 짝짝이 따위죠.


‘깎기’는 ‘깎다’라는 동사에 명사 구실을 하는

-기’가 붙은 형태로 어떤 행위를 말합니다.

“나 손톱 깎기 싫어!”, (손톱을 깎는 행위가 싫다)

“연필 깎기는 정말 귀찮아” (연필을 깎는 그 행위가 귀찮다)

따위로 씁니다.


정리하면,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에는 ‘-이’가 붙고,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는다고 기억하시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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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할머니

우리말사랑 / 2011. 5. 11. 17:02
외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순 우리말이다.
풀솜은 목화가 아닌 누에고치로 만들어 목화로 만든 솜보다 부드럽고 따뜻하다.
손자, 손녀에 대한 애정이 따뜻하고 두텁다는 뜻으로 외할머니를 풀솜할머니라고 부른다.

-행복한 동행 이천십년 4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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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4. 4.(월요일)

'조비비다'는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지난 주에 아내가 애 낳는 동안 조비비듯 기다리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우리말 편지를 씁니다. ^^*

1. 오늘 아침 7:06에 SBS 뉴스 자막에 '40Km'라고 나왔습니다.
거리 단위인 키로미터는 소문자로 써야 바릅니다. Km나 KM가 아닌 km가 바릅니다.

2. 지지난 주에 말씀드렸듯이 지난주에 아내가 애를 낳았습니다. 아내 옆에 있느라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주부터는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보내겠습니다.

3. 우리말 편지는 오즈메일러라는 회사에서 공짜로 보내주십시오. 이번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쉽게 편지를 옮기는 메뉴를 새로 넣었더군요. 고맙습니다.

4. 오늘은 '조바심'과 '조비비다'는 낱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바심'이라는 낱말은 잘 아실 겁니다.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또는 그렇게 졸이는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조'는 볏과의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높이가 1~1.5미터이며, 잎은 어긋나고 좁고 긴 식물입니다. 오곡의 하나로 밥을 짓기도 하고 떡, 과자, 엿, 술 따위의 원료로도 씁니다.
  '바심'은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입니다. 흔히 아는 타작의 순 우리말입니다.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 떨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를 떨 때는 이리 비틀과 저리 비틀며 여기저기에 비비고 두드리고 문지르며 쳐댑니다. 게다가 낱알이 작고 가벼워서 한 곳에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조를 타작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조바심'이라는 낱말에 "조마조마 하여 마음을 졸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조비비다'는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주로 '조비비듯' 꼴로 쓰입니다.   

   지난 주에 아내가 애 낳는 동안 조비비듯 기다리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아내와 애 모두 건강합니다. 
식구가 한 명 늘었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복걸복이야!]

날씨가 워낙 좋아서
사무실에만 앉아있자니
입도 심심하고...
따분하기도하고...
그래서 방금 사무실 직원들과 사다리를 탔습니다.

사다리 타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
“야, 어차피 복걸복이야, 아무거나 찍어!”

그렇죠.
계산하고 찍을 수야 없으니까...

그러데 여기서 복걸복이 틀렸습니다.
복걸복이 아니라,
福不福 입니다.

운이 좋거나 좋지 않음을 이를 때 쓰는 한자말이죠.
이 ‘복불복’을
‘복걸복’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거죠.

오늘 네 명이 함께,
0, 1천 원, 2천 원, 3천 원을 걸고 사다리를 탔는데,
역시나 제가 3천 원짜리에 걸렸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무척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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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구설수가 끼었다네요 ]

저는 제가 왜 차를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만날 이렇게 술 마시고 차 놓고 가면서......
어제도 한 잔 해서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출근길에 버스 기다리면서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벼룩시장 신문을 집어들었죠.
술이 덜 깨서 그런지 다른 글은 잘 보이지 않고,
오늘의 운세만 쉽게 보이더군요. 

제 띠를 보니,
오늘 구설수가 있다네요. 
오늘은 그 구설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죠. 

‘구설수(口舌數)’는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나 신수”를 말하는데요.
주로 운세에서 나오는 말로 ‘구설수가 있다, 구설수가 끼었다’ 따위로 쓰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구설’과 ‘구설수’를 구별해서 써야 한다는 겁니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이므로,
‘~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렸다.’처럼 쓰면 안 되죠.
‘~ 때문에 구설에 휘말렸다.’로 써야죠.

다시 강조하지만,
‘구설수’의 ‘수(數)’가 ‘운수’, ‘신수’를 뜻하므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구설에 올랐다(휘말렸다)’고 해야 맞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말조심, 몸조심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구설’에 오르지 않죠. 

오늘도 황사가 온다네요. 조심하세요.

보태기)
‘구설에 휘말렸다’보다는,
‘입방아에 올랐다’가 훨씬 좋지 않나요?
‘입방아’의 뜻이
“어떤 사실을 화제로 삼아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입을 놀리는 일.”로
‘구설’과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설에 올랐다’나 ‘구설에 휘말렸다’보다는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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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예요 -> 아니에요]
 
오늘은 하루 종일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미리 편지부터 보냅니다. 
오늘은 많은 분이 헷갈리시는 ‘예요’와 ‘에요’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실은, 두 가지를 가르는 방법이 너무너무 간단합니다.

‘예요’나 ‘에요’ 앞에,
받침이 있을 때는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예요’를 쓰시면 됩니다.
보기) 받침이 있을 때 : ‘책이에요’, ‘사랑이에요’, ‘현선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 : ‘저예요’, ‘전화예요’, ‘영서예요’
다만, ‘아니에요’는 문법적으로 다른 설명이 필요한데, 여기서는 그냥 예외로 외워버리자고요 
문법적인 설명은 KBS 아나운서실과 국립국어원의 설명을 덧붙입니다.

<국립국어원>
‘아니에요’와 ‘아니예요’ 중 어느 게 맞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아니에요’가 맞습니다. ‘아니예요’는 옳지 않습니다. ‘아니에요’는 ‘아니-’라는 형용사의 어간에 ‘-에요’라는 어미가 결합한 것입니다. 
종결 어미 ‘-어요’는 ‘아니다’와 ‘-이다’ 뒤에 붙을 때는 ‘-에요’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 쓰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먹 - + -어요 → 먹어요 
아니- + -어요 → 아니어요, 아니- + -에요 → 아니에요 
장남이- + -어요 → 장남이어요, 장남이- + -에요 → 장남이에요위에서 보듯이 형용사 어간 ‘아니-’와 서술격 조사 ‘이-’ 다음에는 ‘-어요’와 ‘-에요’가 결합하어 씁니다. 이때 ‘아니어요, 아니에요’는 ‘아녀요, 아녜요’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니어요 → 아녀요, 아니에요 → 아녜요 
장남이어요 → 장남여요(x), 장남이에요 → 장남예요(x)그러나 ‘장남이어요, 장남이에요’는 ‘장남여요, 장남예요’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한편 선행 명사가 받침이 없고, 서술격 조사 ‘이-’에 ‘-어요/-에요’가 결합되는 경우는 원래 형태는 쓰이지 않고, 줄어든 형태만 씁니다. 
철수이어요(x) → 철수여요, 철수이에요(x) → 철수예요그러므로 종결 어미 ‘-어요, -에요’가 붙는 ‘아니다, 이다’의 쓰임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받침이 없을 때:-예요, 여요 
받침이 있을 때:-이에요/-이어요 
아니다: 아니에요,아녜요/아니어요, 아녀요 

<KBS아나운서실>
‘아니예요’와 ‘아니에요’중에서 맞는 게 뭐예요? 뭐에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이에요’와 ‘예요’는 방송 자막 중 가장 자주 틀리는 보기 가운데 하나이며, 또한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에 가장 많이 질의해오는 질문 중 첫 번째이다.
종결어미 ‘이에요’와 ‘예요’의 쓰임은 앞의 말이 모음으로 끝난 것인가 자음으로 끝난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이에요’는 ‘책이에요’, ‘사랑이에요’와 같이 앞의 말이 자음으로 끝난 경우 즉, 받침이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또 위의 예문 ‘아니에요’와 같이 앞말이 ‘이’모음으로 끝난 경우에도 ‘예요’가 아닌 ‘에요’로 쓰고 있다.
반대로 ‘이’모음으로 끝나는 말을 제외하고 앞의 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 즉, 받침이 없을 경우에는 ‘이에요’의 줄임말인 ‘예요’로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저에요’가 아닌 ‘저예요’가 옳은 표기로 ‘저이에요’에서 ‘이’와 ‘에’가 합쳐져서 ‘예’가 된 것이다.
요약하면, 받침이 있을 때는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예요’를 쓰면 된다.
보기) 받침이 있을 때 : ‘책이에요’, ‘사랑이에요’, ‘현선이에요’
받침이 없을 때 : ‘저예요’, ‘전화예요’, ‘영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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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1. 31.(월요일)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고,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입니다.
따라서, 애를 밴, 임신한 여자를 두고 '홀몸도 아닌데...'라고 하면 안 되고, '홑몸도 아닌데...'라고 해야 바르며,
혼자 사시는 분을 두고는 '홀몸'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는 날씨가 좀 풀린다고 하네요. ^^*

오늘 아침 7:34, KBS뉴스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 이야기를 하면서 '홀몸'이라는 말과 자막이 나왔습니다.
많은 분이 홀몸과 홑몸을 헷갈리시는 것 같습니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고,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입니다.
따라서, 애를 밴, 임신한 여자를 두고 '홀몸도 아닌데...'라고 하면 안 되고, '홑몸도 아닌데...'라고 해야 바르며,
혼자 사시는 분을 두고는 '홀몸'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외돌토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이라는 뜻입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혼자 쓸쓸히 추위를 견디는 분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고,
자식이 없어 외돌토리로 늙어가시는 분들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곧 설입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한글 글자 수]  

오늘은 아주 기본적인 상식 하나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쓰는 한글 글자 수는 모두 몇 자 일까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한글은 14자의 자음과 10자의 모음 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자음+모음 또는 자음+모음+자음 의 두 가지 경우로 글자를 만듭니다.
당연히 복자음 복모음이 가능하고요. 
이런 원칙에 따라 한글을 만들 때 모두 몇 자나 만들 수 있을까요?

총 11,172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나 많으냐고요?
자 볼까요?

기본자음(14)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기본모음(10) :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쌍자음(5) : ㄱㄱ, ㄷㄷ, ㅂㅂ, ㅅㅅ, ㅈㅈ
복자음(11) : ㄳ, ㄵ, ㄶ, ㄺ, ㄻ, ㄼ, ㄽ, ㄾ, ㄿ, ㅀ, ㅄ
복모음(11) :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은 아실 것이고,
쌍자음은 글자의 초성에 오는 자음입니다. 

예를 들면, /끼/띠/삐/씨/찌/ 에 오는 자음이죠.
복자음은 글자의 종성에 오는 자음으로, /없다/읽다/읊조리다/ 등에 오는 자음이죠.
복모음은 모음 두 개가 겹친 것이고요.

그럼 이제 계산을 해 볼까요?
한글이 /초성+중성/ 또는 /초성+중성+종성/으로만 구성된다고 했죠?
초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은 기본자음 14+쌍자음 5 해서 19개가 되고,
중성에 올 수 있는 모음은 기본모음 10+복모음 11해서 21개가 되고,
종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은 기본자음 14+쌍자음 2(ㄱㄱ, ㅅㅅ[이 두개만 쌍자음으면서 복자음 자리에 올 수 있습니다. 즉, /었다/ 같은 자가 되겠죠.])+복자음 11 해서 총 27개가 됩니다.
그럼 이제 계산은 간단하죠.
한글이 /초성+중성/ 또는 /초성+중성+종성/으로만 구성된다고 했으므로,
초성+중성 => 19×21 = 399
초성+중성+종성 => 19×21×27 = 10,773
이 두 개를 더하면, 11,172 가 됩니다.

보기만 해도 지겨운 숫자가 나오니까 더 보기 싫으신가요? 
우리 한글은 우리가 말로 하는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겠죠?

꼭 외워둡시다. 우리 한글은 모두 11,172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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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는 논을 갊]  

요즘 내용이 간단해서 좋죠?
내용도 간단하고, 하루 건너서 편지가 오고...
날마다 편지를 받으니 소화불량에 걸리게 생겼다는 분들이 계셔서,
편지 분량과 횟수를 좀 조절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쉬운 겁니다.

메주는 콩으로 만듬, 메주는 콩으로 만듦 
이 중 어떤 게 맞을까요?

우리말에,
동사를 명사처럼 만들어주는 명사형 어미는 ‘(으)ㅁ’을 씁니다.
‘으’를 괄호로 묶어 ‘(으)’로 표기한 것은 ‘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명사형 어미는 ‘음’이나 ‘ㅁ’이라는 거죠. 
자음 다음에는 ‘음’을 쓰고, 모음 다음에는 그냥 ‘ㅁ’만 씁니다. 
예를 들면,, 
‘먹다’의 명사형은 ‘먹음’이고,(자음 다음이므로 ‘음’)
‘가다’의 명사형은 ‘감’입니다.(모음 다음이므로 ‘ㅁ’)
자음 다음에 ‘으’가 있는 ‘음’을 쓰는 것은 자음끼리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으’를 개입시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별 거 아닙니다. 가볍게 소화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ㄹ’형 동삽니다.
동사의 어미가 자음 ‘ㄹ’로 끝나는 경우는 좀 헷갈립니다.

‘ㄹ’은 비록 자음이지만 현대국어에 ‘ㄻ’이라는 겹받침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으’를 개입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ㄹ 다음에 ㅁ이 들러붙는 형태를 씁니다. 
예를 들면,,
만들다-만듦, 베풀다-베풂, 갈다-갊, 줄다-줆, 살다-삶 이 그런 형태죠.
‘살다’의 명사형이 ‘삶’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시면서,
‘갈다’의 명사형이 ‘갊’이라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우시죠?
자주 안 봐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자주 틀리는 몇 가지 보기를 보면,
많이 줄어듬 >> 많이 줄어듦
밖으로 내몸 >> 밖으로 내몲
메주는 콩으로 만듬 >> 메주는 콩으로 만듦
쟁기로 논을 감 >> 쟁기로 논을 갊
입니다.

오늘까지만 날씨가 포근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추워진다고 하네요.

늘 건강 조심하세요.
누가 뭐래도 건강해야, 일을 할 수 있고,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고, 행복한 가정도 꾸릴 수 있잖아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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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1. 21.(금요일)

늦장과 늑장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전에 회의가 있었고,
또 제가 늦장 부리다 보니 이제야 편지를 보냅니다.

'늦장'은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뜻의 '느리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늦장 부리다처럼 씁니다.

이 '늦장'을 '늑장'이라고도 씁니다.
늑장 대처, 늑장 보도, 늑장을 부리다, 늑장을 피울 시간이 없다처럼 씁니다.

늦장은 느리다에서 온 것 같은데,
늑장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늦장과 늑장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표준말입니다.
다만, 제가 알기로,
1980년대 말까지는 '늑장'이라는 말만 있고, '늦장'이라는 낱말은 없었습니다.
'늦장'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최근에 사전에 올라간 낱말입니다.

늑장 부리다 집에 늦게 들어가서 혼나지 마시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따옴표]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각자가 원하시는 모든 일 다 성취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저는 1월 2일. 바로 오늘 당직입니다.
새 해 첫날 당직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원...
오늘은 쉬운 것, 진짜로 쉬운 걸로 할게요. 올 들어 처음 보내는 거니까... 

제가 보내는 우리말 편지에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많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구별해서 쓰냐고 묻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은 그 이야깁니다. 

글을 쓰다 보면 강조를 해야 할 경우가 있죠?
예를 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에서처럼 지식과 실천을 강조하고자 할 때,
흔히들 큰따옴표(“ ”)를 쓰시는데요.
이건 잘못된 겁니다.
작은따옴표(‘ ’)를 써야 합니다.

한글맞춤법 문장부호에 보면 따옴표에 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그 내용에 보면,
큰따옴표(“ ”)는,
대화, 인용, 특별 어구 따위를 나타낸다.
(1) 글 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할 때에 쓴다.
  “전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책을 보았을까?”
  “그야 등잔불을 켜고 보았겠지.”
(2) 남의 말을 인용할 경우에 쓴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학자가 있다.

작은따옴표는,
(1) 따온 말 가운데 다시 따온 말이 들어 있을 때에 쓴다.
  “여러분! 침착해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합니다.”
(2) 마음속으로 한 말을 적을 때에 쓴다.
  ‘만약 내가 이런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모두 깜짝 놀라겠지.’
[붙임]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드러냄표 대신에 쓰기도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강조할 때는 “  ” 가 아니라 ‘   ’입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낱말은 작은따옴표, 낱말 설명은 큰따옴표를 씁니다.
예를 들면,
‘사랑’은,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처럼 쓰죠.

새 해 첫날부터 사족을 좀 달자면,
앞에 든 보기에서,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다.”라고 하였다.
라는 게 있죠?
여기서,
“- 천심이다.”라고 하였다.
“- 천심이다.”고 하였다.
중 어떤 게 맞을까요?

간단합니다.
직접인용인 큰따옴표 다음에만 ‘-라고’를 씁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냥 ‘-고’를 씁니다.

다시 한 번,
올 한 해 늘 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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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11. 15.(월요일)

'경신'은 내용을 새로 바꾸는, 한 단계 올라가는, 신기록 경신에 쓰이고,
'갱신'은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수평으로 연장하는 데 쓴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길 빕니다.

박태환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쓸고 있네요. 좋은 소식입니다.
어제는 자기가 세운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금메달을 땄다고 합니다.

오늘은 신기록 경신과 갱신을 알아보겠습니다.

'경신'과 '갱신'은 모두 한자로 更新입니다.
같은 한자를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更 자는 '다시 경'과 '고칠 갱'으로 읽는데, 
更 자를 '다시 경'으로 읽어
'경신'이라고 하면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함"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운동 경기의 기록을 '경신'한다고 하는 게 바릅니다.

更 자를 '고칠 갱'으로 읽어
'갱신'이라고 하면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과
"기존의 내용을 변동된 사실에 따라 변경˙추가˙삭제하는 일"을 말합니다.
계약 갱신, 비자 갱신, 면허 갱신, 시스템의 갱신 따위로 쓰입니다.

정리하면,
'경신'은 내용을 새로 바꾸는, 한 단계 올라가는, 신기록 경신에 쓰이고,
'갱신'은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수평으로 연장하는 데 쓴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경신'은 '고침'으로
'갱신'은 '새로 고침'으로 바꿔 쓰자고 권했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아시아 신기록을 고치듯이,
다른 선수들도 신기록을 고치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개발새발과 괴발개발]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척 쌀쌀하네요.
가을이니 당연히 쌀쌀해야 맛이 나겠죠?
쇠털같이 많은 날 가운데 추운 날도 있고 더운 날도 있지 언제나 제 맘에 쏙 들게 포근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삶도 언제나 장밋빛 아스팔트라면 저는 지겹고 따분할 것 같습니다.
흙길도 있고 꼬불꼬불한 샛길도 있어야 길을 가는 맛도 있고 주위를 둘러보는 멋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흔히 "셀 수 없이 많은 날"을 두고 '새털같이 많은 날'이라고 합니다.
새 몸에 난 털이 워낙 많아서 그렇게 말씀하시겠지만
이 말은 본디 쇠털에서 왔습니다.
새도 털이 많기는 하지만 소의 털에는 견줄 바가 아니죠. ^^*

많이 쓰는 관용구라고 해서, 또는 소리를 내기 쉽고 편하다고 해서 우리 민족의 넋이 든 속담을 함부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게 또 있습니다.
괴발개발입니다.
괴발개발은 글씨를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갈겨 써 놓은 모양을 두고 하는 말인데,
주위에서 흔히 보는 개와 새를 떠올려서 그런지 '개발새발'이라고들 하십니다.
아닙니다.
괴발개발이 맞습니다. 괴는 고양이를 뜻하는 옛말입니다.
그래서 어지럽혀진 고양이 발자국과 개 발자국에서 따 와 괴발개발입니다.

괴발개발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오늘 하루만 살 것도 아니고 쇠털같이 많은 날이 남아 있기에 
오늘도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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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얼마큼

우리말사랑 / 2010. 10. 28. 14:3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10. 28.(목요일)

장난감은 애들이 가지고 노는 놀잇감입니다.
근데 이상하게 표준국어대사전에 놀잇감은 장난감의 잘못이라고 나옵니다.
장난감도 좋지만, 놀잇감이라는 낱말도 좋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치열한 전투를 치렀더니 아직 정신이 없네요.
오늘은 하루 쉬겠습니다. ^^*

아래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얼만큼과 얼마큼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애들 이야기 좀 할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애들을 안고 맨 먼저 물어보는 게 "아빠가 지안이 사랑해요. 지안이도 아빠 사랑해?"라는 말입니다.
그럼 당연히 사랑한다고 말하죠. 
곧이어 "얼마큼 사랑해?"라고 물으면
그 작은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이만~큼"이라고 하며 제 품에 꼭 안깁니다. ^___^*

또 가끔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고 물어봅니다.
그럼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엄마가 안 보이면 "아빠가 좋아"라고 말하고,
엄마가 옆에 있으면 "엄마 아빠 다 좋아"라고 합니다.
저 없을 때 가끔 아내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엄마가 좋아"라고 한다고 합니다.
애들이 네 살 여섯 살인데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오늘은 애들 생각하면서 편지를 쓸게요.

'얼마'는 의문문에 쓰여 잘 모르는 수량이나 정도를 뜻합니다. 
이 구두 값이 얼마요?, 시청까지 얼마를 더 가야 합니까?처럼 씁니다.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임을 나타내는 보조사입니다.
집을 대궐만큼 크게 짓다, 명주는 무명만큼 질기지 못하다처럼 씁니다.
이 '만큼'은 조사이므로 그 앞말에 붙여 씁니다.

따라서 '얼마'와 '만큼'을 한꺼번에 쓰면 '얼마만큼'이 됩니다. 
이 '얼마만큼'을 줄이면 '얼만큼'이 아니라 '얼마큼'이 됩니다.

"아빠를 얼만큼 사랑해?"라고 물으면 안 되고,
"아빠를 얼마큼 사랑해?"라고 물어야 바릅니다.

저는 압니다. 제 애들이 저를 얼마큼 사랑하는지... ^___^*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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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10. 25.(월요일)

'매무새'는 옷을 입거나 손질한 모양새로
몸 매무새가 단정하다, 매무새가 흐트러지다, 머리 매무새를 가다듬다처럼 씁니다.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따위의 뒷단속을 뜻합니다.
매무시를 가다듬다, 손을 씻고 나서 매무시를 다시 하였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식구와 같이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고창 고인돌 있는데도 다녀오고 풍천장어도 많이 먹고 왔습니다. ^^*
아침부터 쌀쌀하네요.
저도 오늘 아침에는 목도리를 두루고 나왔습니다.

멋쟁이들은 겨울에 옷을 더 잘입는다고 합니다.
옷, 머리 따위를 수습하여 입거나 손질한 모양새를 '매무새'라고 하는데요.
많은 분이 '매무새'와 '매무시'를 헷갈리시는 것 같습니다.

'매무새'는 옷을 입거나 손질한 모양새로
몸 매무새가 단정하다, 매무새가 흐트러지다, 머리 매무새를 가다듬다처럼 씁니다.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따위의 뒷단속을 뜻합니다.
매무시를 가다듬다, 손을 씻고 나서 매무시를 다시 하였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매무시'를 잘해야 '매무새'가 좋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옷 매무시 잘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선탠을 우리말로 하면?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리네요. ^^*

어제, 일요일 아침 9:40, MBC
'부시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자다 일어나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몹시 어지럽게 일어나거나 흐트러져 있는 모양은
'부시시'가 아니라 '부스스'입니다.
1분 뒤 4.03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Kg이 아니라 kg입니다.

오늘 편지입니다.

토요일에는 딸내미와 같이 인천 무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애를 데리고 정신없이 놀았더니 온몸이 뻑적지근하네요. 
게다가 가기 싫다고 심술부리는 여름 햇볕을 좀 받았더니 몸이 또 탔습니다. 
그슬린 게 아니라 좀 그을렸습니다. ^^*

살갗을 햇볕에 알맞게 그을리어서 고운 갈색으로 만드는 일을 선탠(suntan)이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외래어입니다.
또,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온몸을 드러내고 햇빛을 쬠, 또는 그런 일을 일광욕이라고 합니다.
이 선탠이나 일광욕과 비슷한 뜻의 순 우리말 낱말이 있습니다.

"햇볕을 쪼이는 일"이라는 뜻으로 '해쪼이'라고 합니다.(북한에서는 '해쪼임'이라고 합니다.)
일광욕이나 선탠보다 멋진 낱말 아닌가요?

제가 며칠 전에 어느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면 마음이 맑아지고 차분해 진다고...
동해로 일출 보러 가자 보다 해돋이 보러 가자고 하면 더 넉넉해 보이고,
서풍이 분다 보다는 하늬바람이 분다고 하는 게 더 차분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제 생각에
선탠이나 일광욕보다는 해쪼이를 하면 살이 더 멋있게 그을릴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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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께우동(かはうとんを) -> 가락국수

2. 곤색(紺色, こんいれ) -> 진남색. 감청색

3. 기스(きず) -> 흠, 상처

4. 노가다(どかた) -> 노동자. 막노동꾼

5. 다대기(たたき) -> 다진 양념

6. 단도리(だんどり) -> 준비, 단속

7. 단스(たんす) -> 서랍장, 옷장

8. 데모도(てもと) -> 허드레 일꾼, 조수

9. 뗑깡(てんかん) -> 생떼, 행패. 억지

10. 뗑뗑이가라(てんてんがら) -> 점박이 무늬, 물방울무늬

11. 똔똔(とんとん) -> 득실 없음, 본전

12. 마호병(まほうびん) -> 보온병

13. 멕기(ぬつき) -> 도금

14. 모찌(もち) -> 찹쌀떡

15. 분빠이(ぶんぽい) -> 분배. 나눔

16. 사라(さら) -> 접시

l7. 셋셋세(せつせつせ) -> 짝짝짝. 야야야('셋셋세', '아침바람 찬바람에' 등 우리가 흔히 전래동요로 아는 많은 노래들이 실제론 2박자의 일본 동요이다.)

18. 소데나시(そでなし)-> 민소매

19. 소라색 (そら) -> 하늘색

20. 시다(した) -> 조수, 보조원

21. 시보리(しぼり) -> 물수건

22. 아나고(あなご) -> 붕장어

23. 아다리(あたり) -> 적중, 단수

24. 야끼만두(やきまんじゆう) -> 군만두

25. 에리(えり) -> 옷깃

26 엥꼬(えんこ) -> 바닥남, 떨어짐

27. 오뎅(おでん) -> 생선묵

28. 와사비(わさび) -> 고추냉이 양념

29. 요지(ようじ) -> 이쑤시개

30. 우라(うら) -> 안감

31. 우와기(うわぎ) -> 저고리, 상의

32. 유도리(ゆとり) -> 융통성, 여유

33. 입빠이(りつぱい) -> 가득

34. 자바라(じやばら) -> 주름물통

35. 짬뽕(ちやんぽん) -> 뒤섞음, 초마면

36. 찌라시(ちらし) -> 선전지, 광고 쪽지

37. 후까시(ふかし) -> 부풀이, 부풀머리, 힘

38. 히야시(ひやし) -> 차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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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7. 21.(수요일)

'후덥지근하다'는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후텁지근하다'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둘 다 그림씨(형용사)이고,
후텁지근이 후덥지근보다 큰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잘 주무셨나요?
여름이니까 더운 게 당연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잠잘때까지 후텁지근한 것은 견디기 쉽지 않더군요.
오늘도 무척 더울거라고 합니다.

날씨가 이렇게 답답할 정도로 더운 것을 두고 후덥지근하다거나 후텁지근하다고 합니다.
두 낱말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후덥지근하다'는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후텁지근하다'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둘 다 그림씨(형용사)이고,
후텁지근이 후덥지근보다 큰말입니다.
비슷하게 소리 나는
'후터분하다'와 '후더분하다'는 "불쾌할 정도로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입니다.
마찬가지 그림씨입니다.

후덥지근한 밤이 지났습니다. 오늘도 후더분할것 같은데요.
물 자주 드시고, 여름이니까 더우려니하고 더위와 함께 살아가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무색 치마]

어제도 무척 후덥지근했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후텁지근할 것 같네요.

여름에는 반소매에 흰색 옷을 입어야 덜 덥다는 거 아시죠?
오늘은 색깔이야기입니다.

'무색'이라는 낱말을 아시죠?

무색(無色)은 유색(有色)의 반대말로 "아무 빛깔이 없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무색무취'는 "아무 빛깔과 냄새가 없음"을 뜻합니다.

그 무색 말고...
'무색 치마'라고 하면 어떤 색깔의 치마를 뜻할까요?

색깔이 없는 색? 그 색은 어떤 색이죠?
설마 투명한 치마? 허걱...
아니면 흰색 치마?

'무색'은 '물색'에서 온 말로 "물감을 들인 빛깔"이라는 뜻입니다.
물에 물감을 탄 뒤 그 물에 천을 넣어 천에 물을 들입니다. 곧, '물색'이 '천색'이 되는 거죠.
따라서 '무색 치마'는 흰색이나 투명한 치마가 아니라,
"물감을 들인 천으로 만든 치마"라는 뜻입니다.
울긋불긋한 '무색 치마'도 말이 되고,
샛노란 '무색 저고리'도 말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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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

우리말사랑 / 2010. 7. 7. 16:34
'너나들이'란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란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너와 나의 마음을 서로 남나들 수 있는 것,
서로에게 진실할 때만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둘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랑에 대한 177가지 사색》, 박성철
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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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0. 6. 18.(금요일)

승부는,
이길 승(勝) 자와 질 부(負) 자를 써서, 
'이김과 짐'을 뜻하고,
그 뒤에 욕심을 뜻하는 '욕'자를 붙이면,
'이기고 지려는 욕심'이라는 뜻이 되므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승부욕'이 이기려는 욕심일까요, 지려는 욕심일까요?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축구 보셨죠?
참으로 안타깝더군요.

다음 경기인 나이지리아와 겨룰 때는 꼭 이겨주길 빕니다.

어제 편지에서 제 실수가 있었네요.

성패(成敗)는,
성공과 패배, 곧 '잘 되고 안 되고'를 말하고,...라고 했는데요.
'성공과 패배'가 아니라 '성공과 실패'입니다.

어제 축구를 보고 누군가 그러시더군요.
선수들의 '승부욕'이 더 강해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오늘은 승부욕을 알아보겠습니다.

운동 경기에서 상대방을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을 흔히 '승부욕'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틀린 말입니다.

욕심 욕(慾) 자가 들어간 낱말은,
권력욕, 명예욕, 출세욕, 소유욕 따위가 있는데,
이는 모두 '욕'앞에 나오는 것을 이루려는 강한 의지의 뜻으로 쓰입니다.
권력욕은 권력을 잡으려는 욕심이고,
명예욕은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이죠.

이렇게 보면,
승부욕은 말이 안 되는 게 금방 보입니다.
승부는,
이길 승(勝) 자와 질 부(負) 자를 써서, 
'이김과 짐'을 뜻하고,
그 뒤에 욕심을 뜻하는 '욕'자를 붙이면,
'이기고 지려는 욕심'이라는 뜻이 되므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승부욕'이 이기려는 욕심일까요, 지려는 욕심일까요? 

'승부욕'은 없습니다. 
그런 낱말은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이기려는 욕심이나 그러한 강한 의지를 뜻하려면 '승리욕(勝利慾)'으로 해야 합니다.
승리하고자 하는 욕심, 곧,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죠.
그러나 실은 '승리욕'도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올라있지 않은 단어입니다.

승리욕이 강해나, 승부욕이 강해를,
'꼭 이기겠다는 굳센 의지로...', '이기고자하는 굳센 마음가짐으로...'로 바꿔 쓰면 어떨까요?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꼭 이기겠다는 굳센 의지로
멋지게 이겨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북돋우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이 있어 좀 일찍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무엇일까요?
귀신일까요? 저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실망도,
일이 되지 않았을 때 받는 것보다 
사람에게서 받는 실망이 더 가슴 아픈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그래서 믿음이 무너졌을 때 그렇게 아픈가 봅니다.

우리말에 '북'이 있습니다.
둥둥 치는 것도 북이지만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이 '북주다'입니다.
"흙을 긁어 올려 식물의 뿌리를 덮어주다."는 뜻입니다.
안타깝게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북'만 있고 '북주다'는 없네요.

잘 아시는 것처럼 "위로 끌어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돋우다'입니다.
따라서 북과 돋우다를 합친 '북돋우다'는 
흙을 긁어모아 식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뜻이 바뀌어 지금은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사기를 북돋우다, 애국심을 북돋우다처럼 쓰죠.
이 낱말의 준말이 '북돋다'입니다.

비록 제가 가진 것이 없어 나눠줄 것은 없지만,
말이라도 따뜻하게 해 줘 누군가를 북돋아 주고 싶은 날입니다.
어쩌면 제가 그 북돋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고...

마음 아프고 싶지 않은데... 실망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 게 없이 서로 북돋우며 보듬고 사는 세상은 없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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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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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유래

우리말사랑 / 2010. 6. 17. 15:47
'디지털(Digital)'은 원래 손가락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래전 고대 이집트에서 손가락을 '디지트(Digit)'라고 불렀다.
라틴어로는 '손가락을 꼽아 수를 헤아린다.' 라는 뜻으로 
'디지투스(Digitus)' 라고 썼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데이터를 숫자로 변환한다.' 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

-좋은생각 이천십년 이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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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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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도 못 쓴다

우리말사랑 / 2010. 5. 18. 10:40
상대해 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려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씨름판에서 상대한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내려놓지도 못하고 애먹는다.
이런 기술을 "발쪽을 붙인다."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도 못 써 보고 당했을 때
"쪽도 못 쓴다." 라고 한다.

-좋은생각 이천구 년 십일 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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