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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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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5.15 못생긴 나무
  2. 2010.06.24 가르침의 색깔
  3. 2010.06.22 선생과 제자
  4. 2010.05.26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5. 2008.12.23 간 큰 선생

강가에 사는 노인의 집 마당에는 못생긴 미루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나무는 가운데가 썩어 움푹 파이고 수박처럼 큰 혹이 있었다. 가끔 노인을 찾아온 손님들은 보기 흉한 나무가 전경을 가린다며 베어 버리라고 했다. 하지만 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이 나무가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아십니까?"

노인은 지난 십여 년 동안 나무를 지켜본 일을 이야기했다.

"원래 이 마을에는 미루나가 많았어요. 그러나 곧게 뻗어 번듯하게 생긴 나무는 모두 젓가락 공장으로 팔려 갔지요. 오직 우리 집의 못생긴 나무만 살아남아 젓가락에 비할 수 없는 일을 했어요. 꾀꼬리, 딱따구리, 올빼미, 소쩍새까지 이 근방을 나는 새들에게 둥지 틀 자리를 내주었거든요."

손님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뒤틀린 미루나무를 올려다보았다.

노인이 말을 이었다.

"지난여름, 나는 놀라운 광경을 봤어요. 홍수가 나서 강물이 마당까지 차올랐을 때였죠. 생명의 위험을 느낀 온갖 벌레가 줄지어 미루나무로 대피하더군요. 이 나무가 없었다면 모두 휩쓸려 갔을지도 모릅니다. 나무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생명까지 품어 주었습니다. 이 나무를 베지 못하는 이유지요."


-좋은생각 이천십이년 오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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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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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의 색깔

일상 / 2010. 6. 24. 03:51
보충수업 시간에 여름 방학 보충수업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어떤 것을 배웠으면 좋겠냐고.
그런데 이야기 도중 한 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럴거면 뭐 하러 수업을 듣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수업을 하는 걸까.
내가 그 선생님 수업을 직접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학생들 말을 들어보면 수업을 너무 자세히 하신다는 것이다.
너무 자세히? 그건 또 뭐지?
아마 문학 수업이면 수업 내용이 자습서나 해설서와 완전 똑같게 자세히 수업을 하니
그냥 해설서나 자습서를 보면 되지 왜 굳이 수업을 듣냐는 말이다.
그건 수업에서 이야기고 보충 수업도 스스로 문제 플고 해결할 능력을 기르기 보다
선생님이 너무 친절히 설명하셔서 자기는 할 게 없다고 한다.
물론 보충수업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의 어패가 있기는 하지만 학생의 의견에 조금
자극을 받았다.
사실 나도 수업을 준비할 때 해설서나 자습서의 내용을 미리 학습한다.
내 머릿속에 다 이해되거나 저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재에 적어만 놓고 수업을
들어갈 때도 많다.
그러면 그냥 자습서를 해설서를 읽는 모양이 되는 것이고,
그럴 때 학생들은 '왜 이 수업을 들어야 하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생각조차, 수업을 제대로 듣지도 못 하지만 말이다.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그렇지만 선생님 만의 색깔이 있냐가 중요한 게 아니냐고 한다.
선생님 만의 색깔.
해설서나 자습서를 보더라도 그것을 나만의 특색 있는 설명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과 그 과정.
그래 그것이 '가르침의 색깔' 이겠지.
그럴러면 더 많은 연구와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요즘 3학년 수업은 문제집에 해설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그것만 요약, 정리 해 줘도
되었었는데, 그렇게 혼자서  문제집만 봐도 되는 걸 굳이 내가 읽고 있어서 애들이 많이 졸았나 싶기도 하다.
색깔이 있는 수업, 뭔가 다른 수업, 재밌는 수업,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수업.
그것이 정말 좋은 수업, 최고의 선생님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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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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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과 제자

일상 / 2010. 6. 22. 11:13
학교로 전화가 왔다.
제자가 나를 찾는다는 것이다.
제자가?
누가?
뜻밖에 그 제자는 내가 2004년 2학년 국어생활 시간에 화암고에서 가르쳤던 여학생이다.
대뜸 자기를 기억하냐고 물었다.
물론 기억하고 있다.
그때 한창 카페에 수업일기 수행평가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진쥬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일기를 쓰던 예쁘장하던 여학생.
그 여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단다.
역사교육과라.
이왕이면 국어교육과나 영어교육과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자신의 관심과 성적을 고려하여 역사교육과에 들어간 것 같다.
그리고 졸업하는 해에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단다.
공부가 잘 안 되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고시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머리를 식힐겸 울산에 내려왔다가
내 생각이 나서 찾아오겠다고 했다.
선생님이 되겠다니 날 찾아왔겠구나.
그리고 그 많은 선생님들 중에서 나를 기억하고 찾아와 준 것이 고마웠다.
다른 학생들도 내 생각을 가끔 할까 모르겠지만, 찾아오기로 마음 먹기까지는 어려울 것 같은데,
선생님이 되려고 보니 찾아올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시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조언이나 격려의 말 위주로.
아니면 딱히 할 말이...
3학년 때는 수업도 들어가지 않았고, 담임도 아니었으니 뭐 특별히 할 얘기가 있을까.
이것이 비담임의 비애?
이런 것이 선생으로서의 보람인가 생각해 봤다.
학생이 날 찾아왔다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 아마 이것이 선생으로서의 보람인 모양이다.
요즘 수업도 잘 안되고 애들도 실망스럽고 해서 좀 지쳤었는데,
역시나 나에게 힘을 주는구나.
일전에도 메일로 나를 격려해 준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내가 만나는 모든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든 나를 기억한다는 것.
이왕이면 그 친구들에게 좋은 선생님, 최고의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내 처음 선생이 되고 싶었던 이유처럼,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보자는 것.

다음에 합격하면 밥을 한번 사마 하고 헤어졌다.
시험을 잘 보라며.
그래 올해는 너도 그렇고 예슬이도 그렇고 시험에 떡~ 붙어서 기분 좋게 밥 한 끼 함께 했으면 좋겠구나.
다들 힘내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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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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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흔히 어려운 일에 직면할 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계적인 심리학자 브리즈니츠는 이와 반대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브리즈니츠는 이스라엘 육군 훈련병들을 완전군장시킨 뒤 4조로 나누어 실험했다.
4조 모두 20km를 행군하는데, 1조에게는 20km를 행군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5km씩 지날 때마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얼마인지 알려 주었다.
반면 2조에게는 "지금부터 먼 거리를 행군한다." 라고만 했다.
3조에게는 "15km를 행군한다." 라고 말했다가 14km 지점에서 "20km를 간다." 라고
변경 사항을 알려 주었다. 마지막으로 4조에게는 25km를 간다고 했다가 14km지점에
이르러 "20km 행군한다." 라고 했다.

  브리즈니츠는 이 실험으로 훈련병들이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기와 스트레스의 관계를 알아보려 했다.
실험 결과,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행군한 1조가 가장 사기가 높았고 스트레스도
적게 받았다. 반면 행군 거리를 전혀 모른 2조는 가장 사기가 낮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예상보다 짧게 행군한 4조가, 예상보다 더 길게 행군한 3조보다 훨씬 사기가 떨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브리즈니츠는 말했다.

  "어려움보다 희망과 절망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을 때는 어려울 때가 아니라, 희망이 없을 때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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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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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인 나는 관리자로 진출하려던 꿈을 허공에 묻고 집 근처로 학교를 옮겼다.
별 생각 없이 6학년 담임을 맡겠다고 하니 모두 좋아했다.
6학년은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는 학년이라 수업 부담이 크고, 부수적인 업무도 많아 선생님들이 기피하는 학년이다.

 3월 어느 날, 질서 교육을 하고자 아이들에게 운동장 세 바퀴를 뛰게 했다.
26명 중 16명이 중도에 포기할 정도로 아이들 체력은 엉망이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대부분 교문 앞 아파트에 살고, 학원도 차를 타고 다녀 운동량이 부족한 탓이었다.

 고민 끝에 2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에는 무조건 달리기를 시켰다.
3월에 세 바퀴, 4월엔 네 바퀴, 5월부터는 다섯 바퀴씩 운동장을 뛰게 했다.
처음엔 모두 힘들어했지만 꾸준히 연습을 시키니 아이들의 체력이 점점 나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박 선생, 요즘 간이 큰가 봐?"
"무슨 말이야?"
"아이들 달리기 시킨다며? 아니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보험 들었어?"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침 인근 학교에서 한 학생이 교내생활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학교 측에 손해 배상을 요구한 일이 회자되던 터였다.
어떻게 할지 망설이다가 달리기를 계속 시키기로 했다.

 100일이 지난 뒤 아이들의 체력은 몰라보게 좋아졌지만 내 간은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알 길이 없다. 퇴근한 뒤 보험회사에 들러 보험도 들고 가까운 병원에서 내 간의 크기도
촬영해 봐야겠다.

-좋은생각 이천팔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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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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