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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6 우리말, 궁글다

우리말, 궁글다

우리말사랑 / 2009. 9. 16. 03:5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09. 9. 14.(월요일)

'궁글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착 달라붙어 있어야 할 물건이 들떠서 속이 비다는 뜻으로, 벽지가 궁글어 보기 싫다처럼 쓰이고,
단단한 물체 속의 한 부분이 텅 비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생겨서 같이 일하던 동료 몇 분이 그곳으로 옮기셨습니다.
며칠 전까지 같이 일했던 사람이 옆에 없으니 왠지 허우룩합니다.
(허우룩하다 : 마음이 텅 빈 것 같이 허전하고 서운하다.)

'궁글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착 달라붙어 있어야 할 물건이 들떠서 속이 비다는 뜻으로, 벽지가 궁글어 보기 싫다처럼 쓰이고,
단단한 물체 속의 한 부분이 텅 비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농진청에서 그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여기저기 궁글어 보기 싫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지금은 궁글고 허우룩하지만
언젠가는 시설거릴 날이 있을 겁니다.
(시설거리다 : 실실 웃으면서 수다스럽게 자꾸 지껄이다.)
언제나 자주 웃으시면서 사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오늘은 시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시인 함 석 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소고기와 쇠고기]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제 이곳 수원도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맨 밑에 벚꽃 사진을 붙입니다.

먼저,
어제 일요일 오전 8시 59분쯤 KBS 성장드라마에서
'제 5화'라고 제와 5를 띄어 썼습니다. '제5화'가 맞습니다.

일요일 밤 10시 43분, KBS1에서 광릉수목원에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식물은 서식하는 게 아니라 자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광릉수목원은 1999년에 국립수목원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7시 8분, 벚꽃 구경하면서 주차 때문에 실랑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가 맞습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FTA로 여기저기서 말이 많네요.
다른 것은 모르고
쇠고기 시장 개방 가운데, 소고기와 쇠고기를 알아볼게요.

여기에도, 이 작은 낱말 하나에도 재밌는 게 많이 숨어 있습니다.

먼저,
지난 1988년에 표준어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쇠고기만 표준어였고 소고기는 사투리였습니다.
고기가 소의 부속물이라서 '소의 고기'가 되고 이를 줄여 '쇠고기'가 된 거죠.
그러다가 사람들이 소고기라고 많이 발음하니까 나중에 소고기도 표준어로 인정하게 된 겁니다.
쇠고기와 소고기가 복수표준어가 된 거죠.
사실 복수표준어이긴 하지만,
쇠고기가 원칙이고 소고기는 그렇게 써도 되는 것으로 인정한 겁니다.
재밌는 것은,
쇠고기와 소고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고 나니,
쇠로 시작하는 복합명사도 모두 표준어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가죽/쇠가죽, 소똥/쇠똥, 소꼬리/쇠꼬리, 소갈비/쇠갈비, 소기름/쇠기름, 소머리/쇠머리, 소뼈/쇠뼈 따위도 모두 표준어가 된 겁니다.

여기까지도 봐 줄만 합니다.
그런데 '소의'의 줄임말인 '쇠'가 철이라는 뜻도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쇠머리가 '소의 머리'인지,
단단한 '쇠 머리'인지 헷갈리게 된겁니다.
이건 또 어떻게 갈라야죠?

우리말123

보태기)
1.
소달구지는 쇠달구지라고 하지 않습니다.
달구지의 소의 부속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소의 달구지'가 말이 안 되듯이,
쇠달구지도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냥 달구지이지 소달구지도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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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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