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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쌤의 나라말, 우분투, 국어교육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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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7 하지 못하는 것
  2. 2009.06.15 베풂이 준 감동
나는 직업상 거의 날마다 말을 탑니다.
말도 감정이 있는 동물이기에 저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내가 만난 말 중에 아픈 기억으로 남은 말이 있습니다.
몇 해 전 제주도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녀석은 체격이 건장하고 혈통도 좋아 모두 기대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지요.
훈련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한곳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유독 그곳만 지나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때로는 거부 반응이 너무 심해 훈련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고집이 대단했습니다.
  어느 날 녀석과 씨름하다가 '오늘은 끝을 보자.'라는 생각에 이제껏 참았던 오기를 부렸습니다.
채찍으로 때리고 소리 지르며 실랑이를 벌이던 중 갑자기 녀석이 앞발을 번쩍 들고서 뒤로 주춤거리더니 중심을 잃고 넘어졌습니다. 안장에 앉아 있던 나는 운좋게 욽타리 아래로 굴러떨어져 말에 깔리는 사고는 피했지만 말은 넘어지면서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사고로 그 말은 은퇴해야 했지요.
  그러다 우연히 말 전문가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말이 거부할 때는 먼저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것인지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인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말의 99퍼센트는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뒤늦은 후회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가끔 초등학생인 아들 녀석에게 공부를 가르치거나 잘못을 나무랄 때도 나는 그 말을 떠올립니다.
'그래,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아직 하지 못해서일지도 몰라.' 하며 감정을 추스르지요.
내게 깨달음을 준 그 말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렵니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팔월호, 김현승 님(가명) l 경남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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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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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희 님 | 부산시 북구 만덕2동

  한 달에 한두 번, 내가 일하는 소아과 병원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팔러 오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무거운 화장지를 종일 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딱해 보여 몇 번 화장지를 샀습니다. 그렇게 한 4년 가까이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할아버지가 새 옷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나 오래 입으셨는지 소매가 낡아 구멍이 났는데도 할아버지는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지를 팔던 할아버지가 검은 봉지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시더니 지하철 계단에 엎드려 구걸하는 분에게 빵을 건네는 것입니다.
  장애가 있어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자, 할아버지는 그분 겨드랑이에 자신의 팔을 끼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벽에 기대게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빵과 우유를 그분 손에 쥐어 주고, 다 드실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힘들게 번 돈으로 비록 깨끗하고 따뜻한 옷은 사 입지 못할지라도 선뜻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할아버지 마음은 그 누구보다 넉넉한 부자였습니다. 그동안 남루한 겉모습만으로 할아버지를 판단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할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면 그때는 내가 먼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습니다.

-좋은생각 이천구년 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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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곽성호(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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